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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시나리오 쓰는 법. 시나리오 형식(기초)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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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블로그 유입로그 중에 '시나리오 형식, 대사 지문 구분, 나레이션 대사 쓰는 법, 시나리오 말 끼어들 때, 시나리오 장소 표기' 등등 시나리오 형식에 대한 검색어가 종종 보이는데요.


시나리오 한편을 읽어보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라, 포스팅 하는 게 의미가 없을 거 같아서 지나쳤는데, 자꾸 검색어가 눈에 띄다 보니 혹여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1. 씬

다들 아시겠지만, 시나리오는 씬으로 구분합니다. 씬은 '장소와 시간'에 따라 바뀌는데요.

표기는 주로 S#.1 장소 이런식으로 로 표기 합니다.

S는 Scene의 앞글자. #은 넘버를 뜻합니다. 즉 S#.1은 씬넘버1의 뜻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영화를 보다가 장소가 바뀌면 거의 대부분 씬이 바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시나리오를 쓰다가 장소가 바뀌면 씬 번호를 새로 매겨 작성하시면 되는데요.


ex. S#.1 경찰서 (낮/ 안) / S#.2 도로 (밤/ 밖)


이런식으로 넘버 뒤에 장소의 이름과 함께 괄호를 하고 (낮, 밤 / 안, 밖)을 표시합니다.

이것을 표시하는 이유는 촬영할 때 낮씬과 밤씬, 야외촬영과 세트 촬영 등을 쉽게 구분하여 편하게 준비하기 위해서인데요.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야외씬의 낮 밤 비율은 반반이나 6:4 비율인 편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한된 시간 동안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낮씬만 있거나 밤씬만 있을 경우 촬영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인데요. 

영화 같은 경우 회차로 촬영하기 때문에, 너무 야외 밤씬만 몰려 있다면 그만큼 회차가 늘어나 제작비가 올라가겠죠. 촬영 직전의 시나리오를 수정하시는 분들이 좀 더 신경 쓰고 수정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소 외에도 씬이 바뀌는 한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시간인데요.

만약 낮이었던 장면이 밤으로 바뀌었을 경우, 혹은 훌쩍 시간이 경과되어 10년 후로 시간이 넘어갔을 경우, 씬을 따로 내어 표기하기도 합니다.


ex. S#.3 바닷가 (낮/ 밖) S#.4 바닷가 (밤/ 밖)


하지만 이 경우엔 반드시 씬 구분을 하지 않아도 되긴 하는데요.

그냥 엔터를 친후, (시간경과) 혹은 (점프) (cut to) 등의 표기를 하고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시나리오를 쓰는 형식은 보기 편하고 촬영하기 편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니, 편하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2. 지문과 대사

지문과 대사는 씬 넘버 이후부터 써 나가시면 되는데요.

대사는 배우가 연기할 때 입으로 말하는 모든 대사를 쓰셔야 하구요, 지문은 대사를 제외한 씬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행동 등을 간결하고 알기 쉽게 쓰시면 됩니다.

예시를 보시면 한 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영화 <인어공주>시나리오에서 발췌한 겁니다.



ex.S#. 61 길 (낮/ 밖)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사람. 버스가 지나간다.

연순 버스가 지나가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리며 한참을 보다가.


연순           저기, 차장이 오라이허잖아요오. 오라이가 뭔 뜻이데요?

진국           아, 오라이요? 그거 미국 말이예요. 봐봐요.

                   이렇게 (손을 앞 방향으로 흔들며) 오라이~ 그러면 앞으로구요,

                   이렇게 (손을 뒤로 흔들며) 이렇게 오라이~ 오라이 이러면 뒤로예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문은 위의 예시처럼 두 가지 방법으로 쓸 수 있는데요.

지문만 따로 빼서 쓰거나, 대사 도중에 행동이나 상황을 묘사해야 할 경우 괄호를 해서 쓰면 됩니다.


‘시나리오 말 끼어들 때’ 란 유입 검색어가 있어서 따로 말씀 드리자면, (끼어들며) (말을 자르며) (말꼬리 끊는) 등으로 읽는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자유로이 표현하시면 됩니다.

만약 앞사람의 대사가 끝나기 무섭게 말을 이어하거나, 혹은 끝나기도 전에 말을 내뱉어서 대사가 약간 겹치는 걸 표현하고 싶다면 오버랩(O.L.)이란 용어를 써도 됩니다.

3. 나레이션

나레이션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화면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또는 해설을 말하는데요. 이 경우 대사 쓰는 형식과 똑같지만, 따로 NA를 표시해서 나레이션이라는 것을 표시하기만 하면 됩니다. 영화 <플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 S#.1 집 앞 도로 (낮 / 밖)


길가에 앉아 있는 어린 줄리. 승용차 뒷좌석에 탄 어린 브라이스 그녀를 바라보며 지나친다.


브라이스        (NA)나에겐, 이건 앞으로 약 5년 이상의 시간동안의 도망다니기와 

      불편함의 시작이었다. 이건 모두 1957년 여름, 2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시작됐다.


지나가는 브라이스의 차를 호기심있게 바라보는 줄리.

4. 마음의 소리

해설이나 화자형식의 나레이션과 다르게, 극 중 인물의 속마음등이 나오는 경우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는데요.

화면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뜻하는 Voice over(V.O.)나, Off screen sound를 뜻하는 (OFF) 등을 사용하고, 드라마 쪽에선 (마음의 소리) 혹은 (소리) 등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ex. S#.6 샐리의 집 (밤/ 안)


식탁에 앉은 해리. 앞치마를 한 샐리가 시커멓게 탄 토스트 접시를 그의 앞에 놓는다.


샐리        어때? 냄새 죽이지?

해리        (끄덕이며 억지 미소짓는. 마음의 소리) 차라리 날 죽여라.


맞은편에 앉아 해리의 반응을 살피는 샐리.

해리, 할수 없다는 듯 토스트를 입에 쑤셔 넣고는 간신히 씹어 삼키며 엄지를 치켜올린다.



요즘엔 Effect를 뜻하는 (E)라는 기호도 속마음 등을 표시할 때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엄밀히 말하면 (E) 같은 경우는 소리, 음향 등의 효과를 나타내는 용어지만 어차피 소통만 되면 상관없기 때문에 편하신대로 쓰시면 될 듯합니다. 

그 외에도 전화 통화 소리를 필터를 뜻하는 (F)로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플래시백

플래시백은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장면을 말하는데요. 

회상장면을 씬으로 따로 나눌 때는 씬넘버에 '회상'이라는 단어만 써주면 됩니다. 즉, S#.1 회상 - 보육원 등으로 표기하시면 되는데요. 씬을 나누지 않을 때는 플래시백(FLASH BACK)이란 용어로 따로 표시하면 됩니다.



ex. S#. 경찰서 (낮/ 안)

수갑을 차고 허겁지겁 설렁탕을 먹고 있는 준호.

형사 다가와 준호 그릇 안에 툭! 뭔가를 던져 넣는다.

국물이 얼굴에 튀자, 짜증스레 올려다보는 준호.


형사        기억 안 나나? 그것도?


숟가락으로 설렁탕 그릇을 뒤져 형사가 던진 것을 찾아 꺼내는 준호. 알이 굵은 반지다.


(FLASH BACK)

야산. 구덩이 안에 여자 시체가 널부러져 있다. 실톱으로 반지 낀 손가락을 낑낑대며 자르고 있는 준호.


미세하게 떨리는 준호의 표정. 형사, 의심스레 준호를 살핀다.


준호        (태연한 척 국밥 먹으며) 처음 보는 반진데예. 밥 한그릇 더 없십니꺼?


6. 몽타주씬

앞서 장소가 바뀌면 대부분 씬이 바뀐다고 했지만 예외도 존재하는데요. 바로 몽타주씬이 그렇습니다.

몽타주씬은 여러 장소의 쇼트가 합쳐져 하나의 의미로 이루어진 씬을 말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권투선수가 훈련하는 장면을 쓴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록키가 아침에 일어나 팔굽혀 펴기를 하고, 신문배달하며 달리기를 하고, 도장에서 줄넘기와 스파링을 하고, 밤에는 웨이터를 하며 술주정 하는 사람들을 패대기치는 컷들이 화면상 쭉 연결이 되도록 쓴다면, 이 때는 장면이 너무 확확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모두 씬으로 나누면 보기가 불편해집니다. 게다가 씬의 성격이 '열심히 건투를 연습한다'는 한가지 의미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때는 모두 한데 묶어 한 씬으로 쓰시면 되는데요.


씬표기는 S#. oo몽타주 라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즉, 위의 예시 같은 경우는 S#. 훈련 몽타주 이렇게 쓰시면 되구요, 만약 수사하는 장면들이 이어져 있다면 S#. 수사몽타주, 알바하는 쇼트들이 붙어 있다면 S#. 알바몽타주 등등으로 표시하면 되겠죠?

7. 교차씬

씬 두 개 이상이 짧은 템포로 번갈아가며 교차되어 보여질 때도 씬을 합쳐서 표시하는데요. 씬이 너무 짧게 쪼개지면 보기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장소 두개를 씬넘버 뒤에 적어 넣고 '교차'라는 단어를 써서 표기하는데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ex. S#7. 도로 / 공항 교차 (낮/ 밖, 안)

[도로]

꽉 막힌 도로. 택시 안의 윤주, 시계를 보다 초조하게 전화를 건다.


[공항]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들어서던 형식. 진동을 느끼고 폰을 꺼낸다.

윤주임을 확인하곤 받지 않는다.


[도로]

낭패스런 표정의 윤주. 저 멀리 비행기가 이륙하는 게 보인다.


윤주        아저씨. 죄송한데, 여기서 내릴게요.


돈을 대충 쥐어주고 허겁지겁 내리는 윤주. 공항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공항]

공항 검색대를 지나가는 형식. 또 다시 전화가 울리자, 아예 전화를 꺼버린다.



일단 블로그 검색어들을 참고해서 시나리오의 기본 형식과 헷갈릴만한 표현 형식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의 형식은 뜻이 통하기만 하면 되니, 본인이 편한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시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싶네요.

다양한 시나리오를 읽어보는 것 또한 형식을 익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니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찾아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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