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 1막을 쓰기 전, 14개 씬을 구성하라.

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앞서서 시나리오 쓰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쭉 살펴봤었는데요.

한 줄 줄거리 쓰기 → 구조 세우기 → 네 페이지 시놉시스 쓰기 → 캐릭터 연구 → 세계관 연구까지 쭉 따라오셨다면, 이제 드디어 시나리오를 쓸 차례입니다.

사실 무작정 시나리오의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것보다 막별로 끊어서 작업하는 것이 훨씬 더 단계적이고 편할 텐데요.

그래서 1막, 2막 전반, 2막 후반, 3막으로 나누어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노하우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막은 한국식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으로 15페이지 정도의 분량일 텐데요. (물론, 헐리우드식으로 쓰신다면 30페이지에 해당하는 분량이구요. 아래 포스트로 들어가시면 분량에 대한 팁이 끝부분에 나와 있으니, 모르시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7/08/24 - [공모전 정보] -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소식 전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시놉시스를 20장 가량 쓰고, 바로 씬리스트 작업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초보자이신 분들은 시놉을 20장씩 쓰는 것이 어려울 거라는 판단 때문에, 시나리오 워크북에 나오는 방식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만약, 네페이지 시놉 후에, 20장~30장 가량의 트리트먼트 작업을 하시고 싶으신 분은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이 때도 아래 방법을 거쳐가면 좀 더 편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Act1 14개 씬 구성하기

제 포스트의 순서대로 따라오셨다면, 여러분들은 지금 네 페이지 시놉시스를 가지고 계실텐데요.

그 시놉시스 중, 한 장 반의 분량이 지금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즉, 시작부터 구성점1까지의 줄거리가 필요한데요.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프린트를 하신 후, 영어단어장 크기의 메모지 14장을 준비하세요.

(책에선 3x5 카드라고 나와있는데요. 단위가 인치이다 보니, cm로 환산하면 7x12 정도가 되겠네요.)

그리고 시놉을 읽어보시면서 각각의 카드에 한 씬 혹은 한 시퀀스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 나가시면 되는데요. 카드에 쓰는 이유는 너무 많은 내용을 쓰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과, 혹시 서로 순서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 편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냥 노트에 쓰거나 워드 작업을 하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워크북」p.129~135페이지 Act1구성하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Act1에서 설정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주의 깊게 '구상해야' 한다. 

3x5카드를 몇 장 가지고 당신의 이야기를 설계하라. 한 장의 카드에 하나의 씬만을 적도록 하라. 당신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아니면 <비정의 거리>에서와 같이 도둑질하는 씬으로 시작할 것인가?

3x5카드에 오프닝 씬을 써라. 하지만 전체 씬을 쓰지는 말라. 카드 한 장에 몇 단어만을 써라. 다섯 단어나 열 단어 이상은 쓰지 말라. 그러고 나서 다른 카드에 다음 씬을 써라.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몇 단어만을 쓰도록 하라. 

예를 들어, 당신의 이야기가 취재차 파리에 간 미국인 기자기 젊은 프랑스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라면 

그 첫 번째 카드는 ‘파리에 도착’이고

두 번째 카드는 ‘호텔에 투숙하여 집에 있는 부인에게 전화’ 

세 번째 카드는 ‘편집장과의 만남’

네 번째 카드는 ‘취재 대상과 임무에 관한 브리핑’

다섯번째 카드는 ‘취재 대상을 프런트에서 만났으나 대화는 하지 않음’ 

여섯 번째 카드는 ‘문화부 청사에 도착’ 

일곱 번째 카드는 ‘취재 대상 인터뷰’ 등이 될 것이다. 

한 씬당 카드 한 장씩을 사용하여 그가 사랑하게 될 ‘젊은 여인을 만나는’ 대목인 ActⅠ끝의 구성점까지 카드를 하나씩 작성한다. 

자유롭게 연상하라.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 다음엔?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카드에 몇 마디의 대사를 추가할 수도 있다. 너무 자세히 적지는 말라. 모호하고 개괄적인 대강의 행동을 짜놓는다.

만약 액션 시퀀스를 원한다면 ‘추격 시퀀스’, 또는 ‘강도 시퀀스’, 또는 ‘격투 시퀀스’, 또는 ‘경주 시퀀스’라고만 써라. 지금 그 이상은 필요 없다.

3x5카드의 양쪽 면을 방대한 묘사와 대사로 채우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할 때 카드에 적혀 있는 걸 그저 옮겨 쓰기만 한다. 그러나 이건 좋지 않다. 카드 작성은 카드 작성이고, 시나리오 쓰기는 시나리오 쓰기이다.

시나리오 쓰기는 하나의 과정이므로 계속해서 변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너무 엄격하게 규정되거나 재구성될 필요가 없다.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고 열린 상태여야 한다. 나중에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다 끝났으면(보통 서너시간 걸릴 것이다) 카드를 되풀이 하여 읽어라. 바꿔야겠다는 ‘강한 충동’이 생길 때까지는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그런 다음, 여기저기 한 단어씩 바꿔가며 카드가 매끄럽고 쉽게 읽히도록 하라. 카드를 바꿔도 된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개괄적이고 보편적으로 서술하라.}

책에선 씬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씬과 시퀀스 혼용의 개념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편할 것입니다. 

즉 중요한 씬이라면 씬을 따로 빼도 되고, 그렇지 않으면 뭉뚱그려 시퀀스로 쓰셔도 되고, 혹은 그 시퀀스를 대표하는 한 씬만을 쓰셔도 됩니다. 영화 내용에 따라 유동적으로 14개의 떠오르는 중요한 씬들을 작성하시면 되는데요.

예를 들어 영화 <미스트>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의 씬이 마트 안에서 벌어집니다. 따라서 씬 분류가 그다지 되지 않는 편입니다. 이때는 내용에 따라 14개를 분류해서 쓸 수 밖에 없겠죠? 즉, 정해진 원칙은 없구요, 쓰시면서 흐름에 따라 생각나는 내용을 14개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물론, 지금 단계에선 많은 내용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책에 나온 설명대로 씬을 쓰셔도 어차피 앞 뒤로 브릿지 씬이랄지, 다른 추가할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긴 할 텐데요.

이미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고, 어디서 끝내야 할지는 알고 있으니(구성점1), 그 지점을 향해 자유롭게 연상하며 오프닝 씬부터 구성점1까지의 내용을 14개의 씬으로 쓰세요.

왜 15개도 아니고, 10개도 아니고 14개냐? 라고 물어 본다면 저도 딱히 설명을 드릴 방법은 없는데요.

초보 시절에 이 방법으로 자주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14개가 딱 적정하긴 했습니다. 물론, 때론 13개 혹은 12개밖에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요. 한 두개 정도의 차이는 상관없으니, 자유롭게 생각나는대로 쓰세요.

사실 이 단계는 여러번 작업을 하시면서 감을 익히셔야 하는 부분이고, 정답도 없어서 예를 들어 설명하기가 매우 애매한 부분인데요. 

어차피 이 14개의 카드는 이야기의 흐름을 요약하고, 장소를 규정하고 정립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니 어떤 식으로 작성을 하셔도 무방합니다. 자유롭게 연상해서 작성해주세요. 

시나리오 쓰는 과정에서 순서가 바뀌거나 삭제되거나 추가 되기도 하니,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가지 요령을 알려드리면 시놉을 보며 절대 빠지지 않을 내용부터 하나씩 작성하시는 건데요. 예를 들어 오프닝이랄지, 구성점1 같은 부분은 이미 시놉을 쓸 때 반장씩이나 쓴 내용이므로 자세히 알고 계실 겁니다. 그부분을 먼저 굵직굵직하게 씬으로 나눠 쓰는 건데요.

그리고 그 사이의 1막 부분 중 꼭 들어가야 할 내용들의 장면을 하나씩 채우고 모자란 부분을 잇다 보면 어느새 14개를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럼 오늘은 1막을 쓰기 위한 준비 단계인 14개 씬으로 구성하는 것까지 알아봤구요.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해서 첫 5페이지를 쓰는 방법에 대해 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