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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 작법] 시나리오 1막 쓰는 법. 첫 5페이지, Setting(설정)을 완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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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우주써니입니다.


저번 포스트에선 1막을 쓰기 전, 14개의 씬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2017/09/13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 1막을 쓰기 전, 14개 씬을 구성하라.

오늘부터 차근차근 시나리오를 쓰는 요령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첫 번째 5페이지, Setting(설정)을 완료해라!

첫 다섯페이지는 영화가 시작하고 10분 정도 되는 분량인데요. 

예전에 구조를 분석할 때 언급했지만, 이 10분은 영화의 세팅(Setting)이 완료되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페이지입니다.

2017/08/11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구조) 영화 분석으로 시나리오 구조 익히기.


패러다임표


세팅이란 이 영화가 무슨 얘길 할 건지에 대한 간략한 극적 전제, 즉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는 것에 대한 간단한 셋업(Set up)을 말하는 건데요.
시드필드 또한 처음 10분을 매우 중요시하게 강조합니다. 그 안에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시나리오 워크북 139  페이지 입니다.

{첫 10페이지(헐리우드 시나리오는 10페이지가 십분)가 가장 중요하다. 10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독자를 사로 잡아야한다. 따라서 반드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빈틈없이 써야 한다.
당신은 세 가지 주요 요소를 첫 10페이지 안에 설정해야 한다.

1. 누가 주인공인가, 즉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가
2. 극적 전제는 무엇인가, 즉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3. 극적 상황은 무엇인가, 즉 행동을 둘러싼 상황이 무엇인가?

이 세가지가 첫 10페이지 안에 드러나야 한다.}

애초에 구조를 잡을 때 미리 세팅까지 따로 잡아 놓으신 분들은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지금 가지고 계신 시놉이나 14개 카드를 보며 자신의 세팅을 파악하시는 게 중요한데요.

사실 세팅이란 용어는 저만 멋대로 사용하는 용어이고, 보편적으로 상용되는 용어는 아닙니다.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에 나오는 ‘도발적인 사건’이라는 용어가 제가 말하는 세팅과 구성점1을 함께 포용하는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도발적인 사건이란 주인공의 삶의 균형을 급격하게 뒤흔드는 사건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관객이 보는 순간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하고 이야기의 가장 주된 극적 질문이 관객의 마음속에 일어나게 만드는 사건인데요, 로버트 맥기는 때때로 이 사건이 두 번 일어나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 281 페이지입니다.


{때때로 도발적인 사건이 두 번 일어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설정과 그에 대한 결말이 있는 경우이다. <조스>의 경우가 그렇다. 설정은 이렇다. 상어가 피서객을 물어죽이고 그녀의 시체가 해변으로 쓸려 올라온다. 결말은 지역 보안관이 그 시체를 발견한다. 도발적인 사건을 구성하는 논리가 설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 작가는 그에 대한 결말을 미루면 안 된다. 또 미루더라도 오래 미루어선 안 된다.

영화 <록키>에서는 헤비급 챔피언이 이 도박장 복서에게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를 주고(설정), 록키는 도전을 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결과)}


즉, 이 책에서 말하는 도발적인 사건의 ‘설정’ 부분이 제가 말하는 ‘세팅’ 부분에 해당되는데요. 도발적인 사건의 ‘결말’이 구성점1의 개념으로 보시면 될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도발적인 사건이 두 번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더 모호한 느낌이라, 세팅과 구성점1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로버트 맥기는 때때로 세팅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저는 대부분의 잘 된 영화는 영화의 10분~15분 사이에 세팅이 완료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선 영화를 많이 분석해 보는 수 밖에 없는데요. 여러분이 쓰려는 시나리오와 같은 장르의 영화를 몇 편 보면서 10분~15분 즈음에 어떤 식으로 이야기의 설정이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세요.


[영화의 setting의 예.

<미스트> : 사이렌이 울리며 밖에서 안개가 몰려온다. 피 흘리는 사내가 마트 안으로 뛰어들어온다. (11분)

<검은사제들> : 강동원이 보조사제로 일하기로 한다.(10분)

<캐리> : 초경을 겪고 당황한 캐리, 염력으로 형광등을 깬다. (10분) ]


이런 식으로 대부분 상업적인 영화라면 10분 안에 이야기의 세팅 부분이 쉽게 파악이 됩니다.

따라서 여러 영화를 분석한 후, 자신의 시놉을 보며 자기 이야기 속 세팅을 파악하세요. 그리고 될 수 있는한 그 세팅이 10분 안에 써지도록 최대한 경제적이고, 정교하게 쓰시면 되는데요.(정 안 된다면, 최소한 15분 안에는 세팅을 완료하는게 좋습니다) 작가가 1막의 세팅이 어디인지만 파악하고 있어도 첫 5페이지는 헤맬 틈 없이 바로 경제적으로 필요한 내용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시드필드는 이 첫 5페이지가 가장 어려울 것이며 혼란, 불안, 불확실함을 경험할 거라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저도 클라이막스 외에 영화의 처음이 가장 쓰기 어렵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어떤 톤으로 영화를 꾸려나갈지,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더 돋보이게 보여줄지, 어떻게 더 좋은 장면화를 할지 등등 많은 면에서 고민하고 수정하게 되는데요.

이를 더 쉽게 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배경이야기 쓰기 입니다.

2. 배경이야기

배경이야기란 이야기가 시작되기 하루, 한주, 혹은 한 시간 전에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는데요.

이것을 쓰냐 안 쓰느냐로 첫 씬의 생동감이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시놉이나 씬리스트만 가지고 첫 씬을 쓰게 되면, 대부분 이 인물이 어디서 온 것인지, 혹은 오늘 아침 기분이 어떤지, 어떤 상황적인 디테일들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동감이 떨어지고 주인공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작가조차 잘 모를 때가 많은데요.


「시나리오 워크북」p.130~131페이지 입니다.


{배경 이야기란 이야기가 시작되기 하루, 한주, 혹은 한 시간 전에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을 말한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어떤 씬을 먼저 쓰고자 하는가? 그것이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언제 일어나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당신의 주인공은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 쓰기를 시작하고는 이야기의 방향을 잡지 못한다. 그들은 10~12페이지 가량을 이야기를 찾는데 허비하면서도 자신들의 이야기가 왜 ‘지루하고 진부한지’ 알지 못한다. 이렇게 해서 처음 몇 씬이 지나간다.


작가라면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배경 이야기를 만들면 시나리오에 쉽게 빠져들게 되어 곧바로 강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하루, 한주, 혹은 한 시간 전에 당신의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가?


당신의 시나리오가 월요일 아침 직장에 도착하는 주인공으로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배경 이야기는 금요일 오후 주인공이 사장에게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거절당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은 집에 가서 주말 내내 고민한다. 당신은 월요일 아침 주인공이 직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나리오를 시작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주인공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어두운 표정인가, 아니면 익살 맞거나 초연한 표정인가?


배경이야기의 역할을 이해했는가? 배경이야기는 당신이 첫 페이지의 첫 단어를 쓸 수 있게 해준다. 오프닝의 목적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찾거나’ 힘들여서 이야기를 만들 필요도 없다. 첫 번째 씬은 언제나 가장 쓰기 어렵다. 배경 이야기를 이용하여 첫 페이지에서 최대한의 극적 가치를 이루어낼 수 있다. 


오프닝 신에서 등장 인물은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자유롭게 연상하라. 문법이나 맞춤법 등은 무시하고 이야기를 설계하라. 배경 이야기를 처음, 중간, 끝의 형식으로 쓸 수 있는가? 배경 이야기는 두세 페이지로 쓰는 게 보통이지만, 더 쓰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길거나 짧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시나리오 쓰기 과정에서 역동적이고 영화적인 오프닝을 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게 왜 중요한지 아직 감이 안 오시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어차피 시놉시스를 쓸 때부터 오프닝은 정해져 있었고, 왜 첫 장면을 쓰기 어렵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첫 씬을 써보면 아~ 왜 필요한지 알겠다 하고 단번에 이해가 가실텐데요.


최근에 본 <매혹당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2017/09/09 - [영화 별사탕 리뷰] - [영화 후기/리뷰] <매혹당한 사람들>에 매혹당하다.

첫 장면이 숲 속에서 버섯을 따던 소녀가 부상당한 존 맥버니 상병을 발견하는 장면인데요.

이 이야기의 배경이야기를 쓴다면 이 정도의 내용일 것입니다.


존 맥버니가 어떤 부대에서 어떻게 도망쳤는지에 대한 내용, 어떻게 다쳤는지, 얼마 동안이나 그 숲에서 피를 흘리며 있었는지, 언제부터 굶었는지 등등에 대한 배경이야기를 써야 할텐데요. 소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버섯 따는 게 일과인지 아니면 몰래 산책을 나온 것인지, 적군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 요령 같은 걸 기숙사에서 배웠는지 아닌지, 등등에 대한 내용이 배경이야기로 쓸만한 내용입니다.


이런 배경이야기를 쓰지 않고, 단순히 '숲 속에서 버섯을 따던 소녀가 부상당한 존 맥버니 상병을 발견한다'는 것만으로 첫 씬을 쓴다면 사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이 수박 겉핥기식이 될 수 있는데요.


즉, 작가는 지금 이 씬에서 존 맥버니가 얼마나 아픈 상황이고 얼마나 굶었으며, 얼마나 절실한가 등등에 대해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녀라 일부러 발각이 된 건지, 숨고 싶었는데 못 숨은 건지, 소녀는 몰래 빠져나온 게 들키면 혼나는 건지, 적군에 대한 경계심이 얼마만큼인지 등등 이 첫 씬의 며칠, 혹은 몇 시간 전에 일어난 사항들을 미리 다 파악하고 쓰는 것이 작가 또한 훨씬 더 편합니다. 왜냐하면 캐릭터들이 자기들이 알아서 행동하고 알아서 대사를 내뱉기 때문인데요.


모든 첫 장면이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그 인물의 몇 시간, 하루, 일주일 전의 행적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첫 씬의 생동감과 대사의 퀄리티는 급격하게 차이가 납니다.

직접 써보시면 더 이해가 빠를테니, 꼭 한번씩 배경이야기의 위력을 경험해 보세요!

3. 비판하지 말고 써라.

가장 중요한 팁은 사실 이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나리오를 처음 쓰게 되면 사실 자신의 글이 너무 형편없어 보입니다.

대사는 어디서 본 것 같고, 상황은 어색하고 과장된데다가 씬 사이의 연결 또한 이상하게만 보이고, 억지스럽게 끼워맞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고치고, 또 고치고 하면서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되는데요.

어느 정도 씬을 쓰면서 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진도도 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첫 5페이지에만 머물러 있는 건 시나리오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비판은 삼가고 일단 쓰셔야 하고 그게 최우선인데요.

시드필드도 책의 거의 많은 부분에서 그저 써라, 뛰어들어라! 과정을 믿어라! 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비판이나 평가를 걱정하지 말라. 그건 나중일이다. 당신의 시나리오가 얼마나 좋은지 나쁜지 하는 것은 다 쓰고 난 후에나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세 단계의 초안 중에서 '첫번째 초안'의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있는 것이다. 그 세 단계란 단어들을 종이에 옮기는 단계의 초안, 수정하고 적절한 길이가 되게 하는 단계의 초안,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는 단계의 초안을 말한다. 이런 과정에서 한 씬당 열 번씩은 고쳐 쓰게 될 것이다. 어차피 바뀌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바뀌게 내버려 둬라. 그저 이야기를 하라}


시나리오 워크북 143~144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따라서, 불안해 하지 말고 우선은 생각하는대로 믿는대로 쓰세요. 될 수 있는 한 5페이지 안에 세팅을 쓰려고 노력하되, 만약 페이지가 넘어간다고 해도 그냥 두세요. 어차피 고치면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직장이 있거나 학업을 하는 중이라면 이 다섯페이지는 한주에 쓰기에 가장 적절한 분량이라고 시드필드는 말하는데요.

아무리 용을 써도 사실 하루에 시나리오를 3장 이상 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너무 무리 하지 말고 하루에 한장이라도, 반장이라도 꾸준히 쓰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초고를 완성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시나리오 워크북 139페이지 입니다.


{당신의 오프닝 씬은 무엇인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하나의 대사 씬인가, 아니면 연속되는 숏들인가? 액션씬? 시끌벅적하게 시작하고 싶은가, 조마조마하고 긴장감 넘치게 하고 싶은가? 
당신의 주인공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혹은 가는 길인가? 그것을 생각하라. 규정하라. 분명히 표현하라. 구성하라. 

첫씬에서 극적 전제를 설정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다섯번째 씬에서 할 것인가? 극화할 수 있을 만큼 씬이 당신의 마음속에 명확하게 그려지는가? 
첫 씬이 액션 시퀀스라면 행동을 처음, 중간, 끝으로 구성하라. 그런 다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선택하고 거기서 시작하라. 독자를 사로잡아라.}


위의 책의 내용처럼 여러분들의 첫 5페이지를 자유롭게 연상하고 자유롭게 쓰세요!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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