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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구조) 영화 분석으로 시나리오 구조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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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시놉시스를 쓰기 전, 먼저 만들어야할 패러다임에 대해 얘기했는데요.

2017/08/08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구조), 한줄 줄거리를 썼다면, 구조를 세워라!

자신의 시나리오에 바로 적용하기에 앞서,

우선 잘 된 상업영화들을 분석하며 감을 익히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그래서 영화 구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 해보고자 하는데요.

 

개인적으론 시나리오 베껴쓰기는 안 하더라도 구조분석 공부만큼은 반드시 하길 권장드립니다.

베껴쓰기의 백분의 1의 노력으로 영화의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당장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도식을 배울 수 있는 아주 유익한 공부법이라 확신하는데요.

시나리오 기초 다지기 단계에서 함께 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2017/07/21 - [시나리오 감 잡기] - 열번째 감! 시나리오 쓰기 전, 기초 다지기 

1. 패러다임표

패러다임표시간은 대략적인 포인트들의 위치로, 영화마다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구성점에 대해 언급했지만, 중간점과 밀착점이란 용어는 처음 보실텐데요.

「시나리오 워크북」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용어를 총 정리해볼텐데요.

 

세팅(setting) : 대부분의 잘된 시나리오는 10분 안에 이 영화가 무슨 얘길 할 건지에 대한 간략한 극적전제,

즉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에 대한 간단한 셋업(set up)이 완료됩니다. (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일수 있습니다)

 

구성점1 (plot point1) : 행동을 ‘낚아채서’ 다른 ‘방향’ 또는 다른 ‘발전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일, 에피소드, 사건을 말합니다.

숏, 대사, 신, 시퀀스, 행동 등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구성점이 될 수 있습니다.

(* 로버트 맥기의「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선 구성점1을 ‘도발적인 사건’이란 용어로 대신하고 있는데요.

이는 주인공의 삶의 균형을 급격하게 뒤흔들어 놓는 어떤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헐리우드에서는 ‘큰 갈고리’라는 은어로도 부른다고 합니다. 관객의 호기심을 단단히 낚아채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라네요.

물론, 맥기의 '도발적인 사건'이란 용어와 구성점1이 완벽히 같은 용어는 아닙니다.

맥기는 한 영화에서 도발적인 사건이 두번 발생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세팅에서의 큰 사건과 구성점1을 둘 다 가르켜 도발적인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중간점(mid point) : 말 그대로 영화 중간에 위치해서 중간점인데요.

2막 전반부와 후반부를 잇는 극적 행동의 연결고리를 뜻합니다.

일, 에피소드, 사건, 대사 등 어떤 것도 중간점이 될 수 있으며 60분 가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밀착점 : 시간상 45분과 75분쯤에 위치한 사건이나 씬, 시퀀스 등을 말합니다.

2막을 시작하고 중간점에 다다르기 전, 혹은 중간점에서 구성점2에 다다르기 전 징검다리처럼 놓이는 포인트입니다.

(밀착점이란 용어는 행동을 함께 묶어 이야기가 제 궤도를 타게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 중간점과 밀착점에 대해서 「시나리오 워크북」p.161~209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2. <미스트>로 구조 분석하기

2007년작 <미스트>로 패러다임을 분석하면서 영화 구조 분석법을 알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상업적으로 구조화가 굉장히 잘 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위 패러다임의 시간마저 거의 일치하는데요.

그럼 이제부터 영화 구조를 분석하는 순서와 요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 <미스트> 스포 다수 포함입니다.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혹시 내용을 알기 싫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시고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1) 우선 상업적인 영화를 한편 골라 중요한 사건을 간단하게 메모하면서 끝까지 봅니다.

처음 보는 영화 말고 예전에 봤던 영화를 고르시는 게 좋고, 시간도 함께 메모합니다.

(ex. 미스트 메모.

3분 30초. 호수에서 안개가 몰려온다.

6분. 마트 가던 길 군인들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목격한다.

11분. 경보가 울리며 밖에서 안개가 몰려온다. 피를 흘리는 노인이 마트로 뛰어들어와 뭔가가 공격했다 말한다.) 

2) 메모를 쭉 보며 구성점 1과 구성점 2를 찾아냅니다. 

우선 쉽게 플롯포인트를 찾는 방법은 25~30분 사이의 메모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대부분 그 시간대에 주인공 삶을 크게 흔드는 사건이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에피소드, 혹은 이야기를 크게 변화시키는 시퀀스 등이 나올 겁니다.

만약 그 시간대에 그러한 사건이 없다면 좀 더 앞이나, 뒤를 살펴보며 구성점1을 규정합니다.

ex. 미스트 구성점 1 (25분) : 발전기를 고치려고 마트 밖으로 나가려던 알바생이 안개 속 괴물에게 공격 당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85분~90분 사이 메모를 살펴보며, 구성점2가 될만한 사건을 살펴봅니다.

조금 애매하거나 모르겠다 싶은 경우는 쭉 메모를 보면서(혹은 영화를 돌려보며) 

3막의 내용이 뭔지 파악하시면 찾을 수 있는데요.

 

<미스트> 같은 경우는 2막까지는 마트 안에 있었던 주인공이, 3막에선 마트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달아나는 내용이 나옵니다. 

즉, 마트 안에 있던 주인공이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사건이 구성점 2가 되는 것인데요.

ex. 미스트 구성점2 (93분) : 광신도의 선동에 피의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이 사태에 책임있는 군인 한명을 괴물에게 제물로 바친다.

-> 광신도의 미움을 사고 있는 주인공들도 제물로 바쳐질지 모른다. -> 나가야 한다. 

3) 중간점을 찾는다. 

앞의 구성점들은 그나마 찾기 쉽지만 중간점 부터는 사실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요.

우선 앞의 방법과 똑같이 영화의 60분 정도에 무슨 사건이 벌어졌는지 찾아봅니다.

다행히 영화 <미스트> 처럼 운 좋게 그 때 딱 걸맞는 사건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꽤나 있는데요.

게다가 2막의 중반부다 보니 사건과 에피소드들이 많아 어떤 것이 중간점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간점은 시간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2막 전반과 후반을 스토리상 절반으로 나누는 어떤 지점을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한 방법인데요.

2막의 줄거리를 10줄 내외로 간략하게 요약해 보며, 전 후반이 나누어지는 지점을 찾아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ex. 미스트 2막 줄거리 요약

안개속에 괴물이 있다는 사실을 목격한 주인공은 모두에게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믿지 않고 구조대를 부르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밖에 나가자 마자, 눈앞에서 처참하게 죽는 사람들을 목격한 마트 안 사람들은 전면창에 사료포대를 쌓아 괴물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한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자, 빛에 이끌린 괴물들이 마트 안으로 들어와 공격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

두려움이 삽시간에 퍼지고, 이 상황을 예언한 광신도에게 사람들 선동되어 간다.

인간 제물 운운하는 광신도의 설교에 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생각한 주인공은

다친 사람들을 위해 약도 구할겸 약국으로 시험삼아 나가본다.

괴물천지인 그곳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주인공들.

밖이 위험한 걸 알지만, 군인 한명을 괴물에게 산채로 던져버리는 미친 사람들을 보고 나가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요약한 줄거리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전반과 후반의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텐데요.

즉, 2막 전반은 마트 안을 안전한 요새로 만들어 버티려는 이야기이고,

후반은 마트 안이 더 위험해(사람이 더 위험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여기까지 하시면 이제부터는 쉬워지는데요.

2막 전반과 후반을 절반으로 가르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찾아보기만 하면 됩니다.

<미스트> 같은 경우는 왜 안을 지키려다, 밖을 기웃거리게 되었나? 일텐데요.

따라서 중간점은 '빛에 이끌린 괴물들이 마트 안으로 들어와 공격하는 사건(60분)'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전까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던 광신도가 이 사건으로 예언이 들어맞았다며 신임을 얻게 되고,

그 때문에 광신도와 척을 진 주인공이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 밖으로 나가야 한다.

4) 밀착점 1, 2 찾기 

마지막으로 찾아야 할 것이 밀착점 인데요.

2막 전,후의 짧은 줄거리를 따로 떼 놓고, 45분이나 75분 사이의 사건을 찾아 보시면 어렵지 않게 발견하실 수 있을것입니다.

각기 다음 막까지 가기 위한 징검다리 느낌의 지점을 찾으시면 되는데요.

 

ex. 미스트 2막 전반 줄거리 : 마트 안을 요새로 만들어 안전하게 지키려는 이야기.

밀착점1(48분) :  밖으로 나갔다가 사람들이 죽는 사건. -> 모든 사람이 주인공 말을 믿고, 이후 개사료등으로 창문을 막는 등 요새화 하는 것을 돕는다.

 

미스트 2막 후반 줄거리 : 괴물보다 무서운 사람들로 인해 마트 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

밀착점2(73분) : 밖에 나가는 것이 무모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삼아 약국에 약을 구하러 나간다. -> 완전히 밖으로 나가기 전 징검다리 역할의 사건. 

3. <미스트> 패러다임표. 

대충 감이 오시나요?

이렇게 영화 분석이 끝나면 아래와 같은 패러다임 표가 완성될텐데요.

 

미스트 패러다임표위의 표처럼 막별 한줄 줄거리를 함께 쓰시면 더욱 쉽게 구조가 파악됩니다.

 

<미스트> 패러다임 분석

 

세팅 (11분) : 정체불명의 안개가 마을 전체를 뒤덮고, 뭔가에 공격받았다는 노인이 피를 흘리며 마트 안으로 들어온다.

구성점1 (25분) : 발전기를 수리하려고 하역장 밖으로 나가려던 알바생이 안개 속 괴물에게 공격을 받는 것을 주인공이 목격한다. -> 안개 속에 괴물이 있다!

밀착점1 (48분) : 밖에 괴물이 있다는 주인공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구조대를 부르러 나갔다가 눈앞에서 죽는다 -> 모두 주인공 말을 믿게 된다.

중간점1 (60분) : 밤이 되자, 마트 불빛에 홀려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괴생명체들이 사람을 죽인다. -> 이를 예언한 광신도녀, 신임을 얻게 된다.

밀착점2 (73분) : 광신도의 인간 제물을 바치자는 발언에 이곳이 위험해졌음을 감지한 주인공, 시험삼아 약국까지 가보자 제안한다. -> 밖이 안전한지 검토한다.

구성점2 (89분) : 이 사태에 책임있는 군인 한명을 산채로 괴물에게 제물로 바친다. -> 확실히 나가겠다 결심한다.

클라이막스 (114분) : 차를 타고 달리다 포기하고, 남은 총알로 아들을 쏘고 자신은 괴물에게 죽으려는 주인공. 그 순간 탱크와 구조대가 다가온다.

 

이 패러다임 분석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영화의 구조적 감을 익히는 것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앞으로 시나리오를 쓸 때 사용하기 위해서 인데요.

시놉을 쓸때부터 어느 정도 구성점1,2나 중간점까지만이라도 만들어 두고 쓴다면

(밀착점은 시나리오를 쓸 때 만드셔도 됩니다)

도중에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가지 않고 제대로 된 줄거리를 쓸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많은 영화의 구조분석을 통해 자신의 시나리오를 쓸 때도 적용할 수 있을만큼 제대로 익혀두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스릴러 영화를 쓴다면 스릴러 영화로, 멜로 영화를 쓴다면 잘 된 멜로 영화를 골라서 적어도 5~10편 정도는 구조를 분석해보시면 좋을 듯 하구요.

실험적인 영화말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들을 골라 분석하시면 쉽게 구조에 대해 공부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실행한 영화분석은 그냥 종이에 끄적이고 버리지 마시고, 반드시 파일로 만들어서 저장해두시길 권장하는데요.

이후에 같은 장르물을 쓸 때 한번 쭉 훑어보시면 매우 도움이 됩니다.

 

좀 더 구조에 알고 싶으신 분들은 시드필드의 <시나리오 워크북> 참고하시구요.

2017/08/01 - [시나리오 감 잡기] - 입문자용 시나리오 작법책 추천합니다.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 시나리오 워크북)

 

오늘도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구독과 공감을 눌러주신 여러분 또한 저에게 천사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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