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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구조), 한줄 줄거리를 썼다면, 구조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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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한줄 줄거리를 쓰는 방법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요.

2017/07/25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법 (기초) - 한줄 줄거리를 써라!

오늘은 그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구조 잡기(플롯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완벽하게 구조주의자인 저로써는 이 단계를 매우 중요시 하는데요.

특히 초보자이신 분들에게 구조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은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지름길이자,

방향을 잃지 않는 정확한 나침반을 탐재하는 것과 같으니 꼭 몸에 익히시길 추천합니다.

 

우선 이번 단계에선 (결말, 시작, 구성점1, 구성점2) 이 네 가지를 설정해보려고 하는데요.

이것을 정하고 나서 시놉시스(줄거리)를 쓰게 되면 여러모로 매우 편리하게 시놉을 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용어에 대한 설명은 뒷부분에서 할 테니, 그 전에 가장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인 3장 이론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1. 3장 이론

3장 이론은 다들 아시다시피, 매우 간단한데요.

모든 이야기는 ‘처음과 중간과 끝’으로 나눠진다는 작법 이론입니다.

시드필드 식으로 말하자면 ‘설정과 대립과 해결’인데요.

「시나리오 가이드」48페이지를 인용해, 각 막에 나와야 할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장 : 관객에게 스토리가 펼쳐지는 세계와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스토리가 기초하게 될 주요 갈등을 설정한다.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스토리에서는 제 1장의 끝에 이르러 그의 삶과 그가 처해 있는 곤경이 집중 조명되게 마련이다. 즉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이 확정되고 장애물들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이다.

 

2장 : 목표에 대한 주인공의 추구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더 상세하고 첨예하게 부각된다. 동시에 제 2장이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은 변화하고 발전하거나, 최소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압력을 받게 되는데, 이 변화는 제 3장에서 확연해진다. 스토리의 서브플롯들이 폭넓게 발전하는 것도 바로 제 2장이다.

 

3장 : 메인스토리(주인공의 스토리)와 서브플롯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모두 해결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결말이 내려졌다는 느낌, 즉 갈등이 끝났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드필드는 이러한 3장 구조의 시간배분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요.

120분짜리 영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1막 (30분) / 2막 (60분) / 3막 (30분) 으로 1: 2: 1의 비율을 황금 비율로 보았습니다.

(요즘 영화들은 1막과 3막이 길면 지루하다고 생각해 좀 더 짧게(20분 정도) 쓰는 편입니다.)

 

이러한 3장 구조는 어디까지나 작가를 위해 임의로 나누는 것 일뿐,

사실상 이야기는 하나의 흐름으로 쭉 이어져 있어 따로 장을 구분하긴 쉽지 않은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글을 쓸 때 3막 구조를 쉽게 활용해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요? 

2. '구성점'을 알면 구조가 보인다.

구성점이란, 다른 말로 하면 플롯포인트(Plot point)인데요.

즉, 한 막에서 다음 막으로 넘어가기 전,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지점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시드필드의 「시나리오 워크북」에서 나오는 용어인데요.

책 52쪽을 인용해보겠습니다.

 

{구성점이란 행동을 ‘낚아채서’ 다른 ‘방향’ 또는 다른 ‘발전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일, 에피소드, 사건을 말한다.

숏, 대사, 신, 시퀀스, 행동 등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구성점이 될 수 있다.

구성점1은 대략 25페이지(25분) 쯤에서 나타난다.}

 

위 구절만 봐도 대충 짐작이 가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를 보다가 25분 언저리쯤에 발생하는 어떤 커다란 사건이나 행동, 에피소드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화 <죠스>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영화의 구성점1은 해변에서 수영하던 아이들 중 한 명이 상어에게 습격당해 죽게 되는 사건입니다. (17분)

이 사건으로 인해 서장은 오프닝 때 실종된 여대생을 습격한 것이 식인상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고,

상어에 현상금을 걸고 해변을 폐쇄하려는 등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데요.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영화 <컨저링>은 ‘새집으로 이사 온 대가족이 그 집에 살고 있던 악령들이 자신들을 헤치려 하자,

심령술사를 불러 엑소시즘으로 악령을 내쫓는다’라는 내용인데요.

이 영화의 구성점1은 한밤중에 깬 둘째딸이 가족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악령을 목격하는 사건입니다. (30분)

 

이사를 온 뒤, 강아지가 죽고 모든 시계가 같은 시간에 멈추는 등 집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던 가족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확실히 이 집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눈치를 채고, 2막에서 심령술사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시드필드가 말한 대로, 두 영화의 이러한 각각의 구성점들은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성점2는 어디인지 짐작이 가시겠죠?

네, 바로 2막에서 3막으로 넘어가기 전,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말하는 것인데요.

시간상으로 따지자면 85분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죠스>의 2막의 내용은 ‘해변을 완전히 폐쇄해 안전을 지키려는 서장과,

마을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반대하는 시장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고용해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죠스를 추격한다.’는 내용인데요.

 

<죠스>에서 구성점2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은 후, 복수심에 불타던 식인상어가 한밤중에 주인공이 탄 배를 공격해 배가 고장나는 지점입니다. (93분)

 

이 사건으로 2막까지는 사람이 우위에 서서 죠스를 추격했지만,

3막부터는 되레 죠스의 홈코트에서 위태로운 배와 장비들에 의지해 대결할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놓이는데요.

 

<컨저링>에서도 90분쯤에 구성점 2가 나옵니다.

2막에서 주인공 부부는 집에 뭔가 무서운 존재가 있음을 눈치채고, 심령술사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요. 엑소시즘을 받기 위해 교황청에 보낼 악령의 증거를 모으는 단계에서 이 집 안주인이 그만 악마에게 홀리게 됩니다.

 

구성점 2는 바로 악령에 홀린 안주인이 아이들을 죽이기 위해 억지로 두 아이를 납치해 달아나는 사건인데요.

이 구성점으로 인해 ‘심령술사를 불러 가족을 지키려는 이야기’에서 ‘딸을 죽이려는 엄마로부터 딸을 지키는 이야기’로 전환이 됩니다.

 

이렇듯 구성점의 기능과 목적은 이야기를 전환시켜 진전시키는 것인데요.

시드필드는 볼 만한 영화에는 반드시 구성점들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구성점들로 이루어진 패러다임이야 말로 시나리오의 초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워크북 패러다임표

 

따라서 시놉을 쓰기 전 반드시 구성해야 할 요소로 다음 네가지를 쓰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3. 시놉을 쓰기 전 결말, 시작, 구성점1, 구성점2를 정하라.

자신이 가진 한줄 줄거리를 놓고, 위의 네 가지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쓰지 말고, 총괄적이고 보편적인 필치로 작성하면 되며,

세부 사항은 나중에 시놉을 쓸 때 넣을 수도 있으니 지금은 그저 간략하게만 쓰시면 되는데요.

사실 결말과 시작은 이미 한줄 줄거리에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도 금방 쓰실수 있을 것입니다.

 

(ex. <죠스> 한줄 줄거리 : 물을 무서워하는 보안관이 식인상어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상어를 처치하는 이야기.

-> 결말 : 물을 무서워하던 주인공이 상어와 싸우며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장면이 뭘까? -> 주인공이 침몰해가는 배 위에서 홀로 상어를 처치한다.

-> 시작 : 식인상어가 출몰하는 영화의 톤앤매너에 가장 어울리는 시작은 뭘까? -> 새벽에 수영하던 여대생이 정체모를 무언가의 습격을 받고 실종된다.)

 

구성점1 또한 어렵지는 않을텐데요.

대부분 한줄 줄거리에 대충 설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 한줄 줄거리 : 식인상어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 구성점1 : 해변에서 수영하던 어린아이가 상어의 습격을 받아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장 생소한 건 역시 구성점2일 텐데요.

영화를 몇 편 분석해 보시면 사실 어느 정도 감이 오실 거라고 생각해서,

다음 포스팅에선 영화의 구조를 분석하는 요령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짧게 팁 아닌 팁을 말씀드리자면, 결말을 잘 살펴보시는 건데요.

예를 들어 ‘물을 무서워하는 보안관이 왜 침몰하는 배 위에서 혼자 상어를 처치하게 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앞에 무슨 사건,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차근차근 유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발생시키는 사건

-> ‘구성점2 : 바다 밑에서 상어가 보트를 공격해 배가 고장 날 위기에 처한다’와 같은 생각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

 

그럼 더운데 건강 유의 하시구요.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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