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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열번째 감! 시나리오 쓰기 전, 기초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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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법에 들어가기 전, 우선 기초 다지기를 해볼 텐데요.

 

타자기와 필기도구

 

1. 시나리오 읽기

 

소설가 지망생이 소설을 많이 읽듯이,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도 좋은 시나리오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구해서 보는 게 좋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외로 영화를 본 것 만으로도 시나리오도 봤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잘 지켜지진 않는 기초인데요.

 

재밌는 소설 책 읽는다 생각하시고,

일주일에 한편이라도 조금씩 읽는 습관을 꾸준히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는 될 수 있으면

상업적으로 성공한 한국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해서 읽으시고,

전문 작가가 쓰거나 각색한 시나리오를 좀 더 참고하세요!

(헐리우드 영화들 중에서도 당연히 좋은 영화가 많지만,

대부분 번역된 것들이라 한국 시나리오를 쓰는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시나리오는

조금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전도연 주연의 <인어공주>입니다.

<인어공주>는 정말 볼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경제적으로 잘 쓰여졌지? 하면서

감탄을 하며 읽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만약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읽으셨다면

마지막으로 읽으셨으면 하는 작품은 <연애의 목적>인데요.

<연애의 목적>은 처음 봤을 때 세상에, 시나리오를 이렇게도 쓸수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랬던 작품이거든요.

 

작가가 쓰는 시나리오는 경제적이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쓰는 문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편한 스타일이 무엇인지 파악하세요.

 

시나리오는 네이버나 다음의 시나리오 카페에 가입하면 대부분 구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구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비밀 댓글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제가 몇 편을 골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은 땐, 두 가지 방법으로 읽어보세요.

영화를 먼저 본 후, 시나리오를 찾아 보기도 하시구요.

아직 안 본 영화의 시나리오를 먼저 읽은 후, 나중에 영화를 찾아 보기도 하세요.

둘 다 해보시면 그냥 읽기만 하는 것보다 시야가 더 넓어질 것입니다.

 

자, 그럼 시나리오를 찾아 많이 읽어보셨나요?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

 

2. 시나리오 베껴쓰기

 

바로, 초보 작가들에게 매우 유명한 방법이죠.

심산의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라는 책에 나오는 '시나리오 베껴쓰기!' 입니다.

 

말 그대로 영화 한편을 보면서 시나리오로 베껴쓰면 되는 것인데요.

말이 간단하지, 결단코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반드시 얻어가는 것이 있겠죠? ^^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책작법서지만 마냥 무겁지 않고, 위트있는 어조로 쓰여진 재밌는 책이죠!

 

심산선생님은 이 책에서 '베낄 수 없다면 쓰지말라!'

라고 극단적으로 얘기할 만큼 베껴쓰기를 강조하시는 데요.

 

'시나리오 베껴쓰기'는 모든 작가 지망생의 필수과정이자,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한편의 영화를 발견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님 또한 베껴쓰기의 학습효과에 대해 극찬하셨는데요.

<최고의 연습법, 베껴쓰기>라는 책에 윤태호 작가님의 아래의 인터뷰가 나옵니다.

 

"만화가가 되겠다고 한 뒤로, 스토리 걱정은 하지 않았다.

소설을 열심히 읽으면 스토리도 잘 쓰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때부터 집에 있는 만화책을 모두 버리고,

글로 된 책을 무조건 필사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대본, 최인호 시나리오 전집 등을 모두 베껴썼다.

사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이미지를 다루는데만 익숙해,

글씨를 쓰려면 어딘가 좀이 쑤시고 아프다. 그래도 꾹 참고 필사를 계속했다."

 

윤태호 작가님이 글들을 베껴쓰면서 배운 것은

스토리의 구조, 스토리의 정의 같은 뭔가가 아니라

스토리에 대한, 그것도 잘 팔리는 스토리에 대한 총체적인 감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정말 힘든 작업처럼 느껴지시더라도,

(저도 이 작업을 할 때 정말 지루하고,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에 이해해요!)

한 편이라도 꼭꼭 영화를 보며 필사해보시길 추천드리구요.

 

만약 영화를 보며 옮겨쓰는 것은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 힘드신 분들은,

좋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냥 베껴쓰기라도 꼭 해보세요.

투자한 시간만큼 얻어가는 것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시나리오 베껴쓰는 방법엔 정답은 없다고 심산선생님도 말씀하시는데요.

책에 나온 팁을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1)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을 상업적인 영화를 고른다.

2) 우선 영화를 전체적으로 본다. (특정한 사건들은 시간 체크하기)

3) 영화를 시퀀스로 나눈 후, 시퀀스 별로 나누어 본다.

4) 씬별로 간략한 상황묘사와 대사를 베껴쓴다.

5) 위의 메모를 보며, 영화를 회상해 지문을 쓴다.

6) 다시 영화를 보며 놓친 것이 무엇인지 체크한다.

7) 완벽한 베껴쓰기 단계.

 

이 작업의 목표는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도 내가 베껴 쓴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실제의 장면들을 눈 앞에 그려볼 수 있을 때까지.' 라고 합니다!

 

물론 저처럼 베껴쓰기를 형벌처럼 여기며 꾸역꾸역 해치운 사람이 있는 반면,

베껴쓰는 게 너무 재밌다고 그것만 하고 싶다고 했던 후배도 있었는데요.

 

저는 10편 이상 베껴쓰는 건 별로 추천하진 않습니다.

10편 정도 하시면, 정말 많은 것을 습득하고도 차고 넘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의 시나리오를 쓰는 단계로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 후배의 경우는 정작 자기 시나리오를 쓰는 게 두려워

도피하듯이 베껴쓰기를 하며 자기 위안을 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거든요.

절대로 절대로 그것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베껴쓰기도 좋지만,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이

열배, 천배 빠르게 글이 느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시나리오 베껴쓰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니,

하루에 조금씩 분량을 정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될 수 있는 한, 재미를 느끼면서 하세요!

 

심산의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라는 책은

초심자가 읽기에 정말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니

시간날 때,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처음 시나리오 작법책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시나리오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을 지루하지 않게 습득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3. 단편소설 각색해보기

 

 

1.2번으로 시나리오 형식에 대한 어느정도의 감을 익히셨다면,

단편소설을 단편영화로 각색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게 은근히 재밌고, 장편 들어가기 전 자신의 실력을 검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평소 좋아하던 단편소설 중,

사건과 행동이 좀 많고, 대사가 어느 정도 포함된 단편을 골라 각색하시면 되는데요.

(의식의 흐름으로 쓰여진 단편들은 각색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 단계의 취지에 별로 맞지 않습니다)

 

씬 구분 없이 쓰여진 소설을 장소와 시간 별로 구분해 씬으로 나누고,

이미 소설 속에 있는 대사 뿐 아니라 꼭 필요한 새로운 대사를 덧붙이고,

미사여구와 은유 등으로 꾸며진 소설의 문장을 경제적이고 직관적인 지문으로 각색하고

좀 더 영화적이고 시각적인 표현 방법으로 새로 쓰다보면,

확실히 시나리오는 이렇게 써야 하는 구나 하는 감이 오실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포인트는 그냥 내용을 단순히 시나리오로 옮겨쓰는 게 아니라,

쭉~ 보면서 마지막에 팍! 하고 어떤 감정이 느껴지도록 쓰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무엇보다 장편을 쓰기 전에 자신감을 얻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마냥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긴 하지만,

애초에 재밌는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보니, 일단 결과물이 재밌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아~ 나도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다! 하는

자신감 같은 것이 빼꼼 고개를 내미는데요.

물론, 단편과 장편은 엄연히 다르지만,

이 훈련의 포인트는 자신감 장착이니만큼 마음껏 자신을 추켜 세워주세요!

 

간단하게 각색하기 좋은 단편을 몇 개 추천드리자면,

마르셀 에메의 <벽을 드나드는 남자> 라던가,

황순원의 <소나기> 또는 모파상의 <비곗덩어리> 등을 추천합니다.

 

맘에 드는 단편소설이 없으신 분들은

이문열의 <세계 문학 산책>이라는 전집을 찾아보다 보면 분명 각색하고 싶은

단편 하나 정도는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워낙 유명하고 재밌는 단편들이 모두 수록된 전집이니까요. ^^)

 

오늘도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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