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앞서 시나리오 2막을 쓰기 전, 중간점과 밀착점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2017/10/18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2막쓰는 법. 중간점과 밀착점을 찾아라!
오늘은 그것에 이어 2막 쓰는 순서와 방법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막을 쓸 때처럼 2막도 14개의 씬을 작성하고, 전반 15페이지, 후반 15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작성하시는 건 동일한데요.
2017/09/13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 1막을 쓰기 전, 14개 씬을 구성하라.
사실 1막을 쓰는 순서와 방법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방법론적인 것에 대한 얘기는 오늘 간단하게 다루고, 다음 포스팅에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2막을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2막 전반 14개, 2막 후반 14개 씬(시퀀스)으로 각각 구성하라!
제 블로그의 작법 순서대로 따라오셨다면, 다들 네페이지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중간점'을 정하셨을 텐데요. 중간점을 기준으로 2막 전반과 2막 후반이 나눠진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나눠진 2막 전반과 후반을 가지고 각각 작업을 하시면 되는데요.
첫 순서는 네페이지 시놉시스를 참고하며, 전반과 후반을 각각 14개씬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워크북> p.211입니다.
{이제 Act1에서 했던 것처럼 Act2 전반부를 3x5카드(단위: 인치/ 7x12cm 정도의 영어단어장 크기) 14장에 설계하라.
구성점1에서 출발하여 중간점으로 가라. 카드를 한 장씩 한 장씩 설계하라. 자유롭게 연상하되, 카드 한 장에 서너 단어를 넘지 않도록 하라.
'미셸이 직장에' '랜디와 점심식사' '수영 연습' '스포츠 기자와 인터뷰' '집에서' '엄마와 다툼' '랜디와 점심 식사' '수영 연습' '스포츠 기자와 인터뷰' '집에서' '엄마와 다툼' '랜디의 집으로 달려감' 등등. 짧고 간결하고, 단순하고, 간명한 문장을 써야 당신의 이야기를 중간점까지 전개하기에 좋다. 전반부에 정황으로 '채워넣을' 신들에 초점을 맞춰라.
카드 작성을 마치면 여러 차례 다시 훑어보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여기서 몇 단어, 저기서 몇 단어, 또는 한 두 신을 고쳐라. 줄거리를 간명하고 단순하게 만들라. 너무 자세히 쓰거나, 이야기를 꼬거나 비틀어서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 전체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구체적인 것으로 들어가라.
전반부의 행동을 알고 있다면 쓸 준비가 다 된 것이다.}
위의 책 내용에서 주목할 것은 밑줄을 그어 표시한 '정황'이란 것인데요.
간단하게 말해서 '정황'이란 2막 전반과 후반에 각각 담길 어떤 '포괄적인 핵심 내용'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어려우신 분들은 지난번 '중간점과 밀착점을 찾아라'에서 언급한 2막 전 후반의 한 줄 줄거리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셔도 이해하기 편하실 텐데요.
그때 예로 든 황정민, 엄정화 주연의 <댄싱퀸>으로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댄싱퀸>에서는 2막 전반의 한줄 줄거리는 '댄스가수팀에 들어가 데뷔를 준비하는 이야기'이고 후반은 '시장 후보 아내가 딴따라라는 걸 들키지 않으려는 이야기'인데요. (이해가 안가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셔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오세요!)
2017/10/18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2막쓰는 법. 중간점과 밀착점을 찾아라!
시드필드가 말하는 식의 정황으로 이를 표현하자면 2막 전반의 정황은 '댄스 가수 준비' 이고, 2막 후반의 정황은 '시장 후보 아내가 됨'정도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정황이란 2막 전과 후반 내용을 표현하는 '핵심키워드' 정도로 생각하셔도 될 듯한데요.
시드필드는 정황을 빈 커피 잔의 내부 공간이란 말로 비유 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워크북p.192입니다.
{정황은 빈 커피 잔의 내부 공간이다. 그것은 커피를 쏟아지지 않게 담아둔다. 정황은 내용을 쏟아지지 않게 담아두는 공간이다. Act2의 전반부의 극적 정황은 무엇인가? 어떤 생각과 원칙으로 행동을 담아둘까? 당신은 몇 단어로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쉽게 설명하자면 <댄싱퀸>의 2막 전반의 내용 전부가 '댄스가수 준비'라는 커피잔에 담겨야 한다는 것인데요. 정황이 중요한 이유는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명확히 알고, 길고 긴 분량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물론, 구조에 벗어나는 내용이 뜬금없이 끼어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이전 단계인 중간점과 밀착점을 찾을 때, '2막 전반과 후반의 한줄 줄거리'를 생각해보신 분들이라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혹시 정황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시나리오 워크북> 13장 전반부 후반부 챕터를 참고하세요. p191~209)
따라서 14개의 시퀀스를 작업하실 때 2막 전후반의 정황을 명확히 알고, 그 정황을 초점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며 카드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했을 때 통일성을 벗어나지 않는, 포커스가 하나로 집중되어 훨씬 더 매끄럽고 핵심이 보이는 글을 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작은 팁을 드리자면, 카드 14개 중 절반 위치인 7~8번째 정도에 밀착점이 되는 사건을 먼저 써두시고, 앞 뒤 카드 내용을 생각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건데요. 그렇게 했을 경우 밀착점 전 후의 내용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부족한 아이디어를 좀 더 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드를 시나리오로 옮겼을 때에도 대체적으로 적절한 분량감으로 옮겨질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구요.
2막 후반도 같은 방법입니다. 역시나 전반과 마찬가지로 14개 씬구성 카드 작업을 해주시면 되는데요. 이때, 2막 전반의 시나리오를 쓴 뒤, 2막 후반 카드 작업으로 넘어가셔도 되구요. 좀 더 자신의 내용을 한큐에 알고 싶다거나, 흐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전후반의 카드를 한꺼번에 작성하셔도 무방합니다. 어차피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카드 내용은 얼마든지 다시 바꿀 수 있으니 자신이 편한 순서를 선택하세요!
2. 2막은 7.5페이지 단위(15분)로 작업하라!
자, 14개 카드를 완성하셨다면 이제 이 카드들을 참고하여 시나리오를 쓰실 차례인데요.
<시나리오 워크북>에서는 1막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5페이지 단위(10분)로 작업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저는 그게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1막을 쓸 때는 첫 5페이지에는 'setting'에 중점을 두어서, 두번째 5페이지에서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서' 세번째 5페이지에선 '구성점1으로의 방향성을 중요시해서' 등등의 팁이 있었지만, 2막에선 아쉽게도 이러한 팁들이 없기 때문인데요.
2017/09/18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 작법] 시나리오 1막 쓰는 법. 첫 5페이지, Setting(설정)을 완료해라!
2017/09/27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시나리오 1막 쓰는 법. 두 번째 5페이지,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라!
그래서 시나리오의 2막을 쓸 땐 별 이유 없이 5페이지씩 끊기 보다는, 차라리 밀착점까지의 분량인 15페이지의 절반, 즉 7.5페이지 단위(15분)로 작업하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이유는 '2막 시작부터 밀착점까지'라는 확실한 방향감을 가질 수 있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감적으로 판단하기가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댄싱퀸>의 2막 전반 정황은 '댄스 가수 준비'이고 밀착점1은 '연예기획사 실장이 찾아와 가수가 될 것을 제안한다'라는 사건인데요.
이 밀착점을 기준으로 전과 후의 내용이 나뉘어집니다. 즉 밀착점 전의 내용은 '슈스케 출연 후 탈락하는 이야기'가 되고 밀착점 후의 내용은 '소속사에 들어가 데뷔를 준비하는 이야기'로 바뀐다는 건데요.
언뜻 보면 '댄스가수 준비' 라는 하나의 정황으로 이어진 듯한 2막 전반의 이야기도, 명백히 따지면 앞뒤가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구분이 갑니다. 물론 <댄싱퀸>처럼 매우 명백하게 구분되는 스토리가 있고 아닌 스토리도 있지만 대부분 잘 살펴보면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내용적으로 통일된 분량만큼' 한꺼번에 작업하는 것이 훨씬 더 방향성을 잃지 않고 손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식이 7.5페이지씩 작업하는 것인데요.
[2막 전반 시작 ~ 밀착점1 까지 : 7.5페이지
밀착점1 ~ 중간점까지 : 7.5페이지.
중간점 ~ 밀착점2까지 : 7.5페이지.
밀착점2 ~ 구성점2 혹은 3막 전까지 : 7.5페이지]
이렇게 4단위로 작업하시면 총 30페이지 분량(한시간)의 2막 전체를 완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밀착점 전, 후 이야기가 잘 구분이 안가시는 분들은 2막 전반과 후반의 한줄 줄거리를 쓸 때처럼 이야기를 곰곰히 살펴보면서 밀착점 전과 후의 한줄 줄거리를 쓰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면 7.5페이지 작업 방식은 제가 좀 더 편하게, 혹은 더 자연스럽게 여기는 방식일 뿐 <시나리오 워크북>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5페이지씩(10분) 작업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작업을 하셔도 좋습니다.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작법에 정도는 없는 것이니까요. ^^
또한 2막에서 가장 유념하고 쓰셔야 하는 포인트는 바로 '갈등과 장애물'에 초점을 맞추고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것인데요. 기억력이 좋으신 분들은 이미 네페이지 시놉시스 2막을 쓸 때 장애물에 집중하고 쓰라고 한 조언을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즉, 1막이 상황을 설정하는 거라면, 2막은 주인공의 목표가 명확해지고, 그를 향해 달려가며 장애물을 극복해나가는 내용을 담으라는 건데요. 더 나아가 갈등이 계속해서 증폭되고, 장애물들이 드러나며 그것들이 첨예화되는 과정에 중심을 두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갈등과 장애물에 집중해서 2막을 써라'라는 것인데요. 사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룰만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이야기의 발견을 즐겨라.
이 이야기는 시드필드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야기인데요. 한번 더 언급하자면, 14개의 카드에 쓴 내용과 시나리오를 쓸 때의 내용이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도 그것이 잘못됐다거나 작업이 어그러졌다고 불안해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미저리>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 윌리엄골드먼은 아래와 같이 얘기했는데요.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목수일을 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종류의 구조물을 세워놓고 그 위에서 부산을 떨어대는 것이다. 그 구조물이 유지되고 있는 한 무엇을 쓰든 상관없다. 대사야 어찌 되든 관계없이 그 장면은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즉, 여러분들이 구조만 튼튼하게 잡아 놓았다면, 시놉이나 14개씬을 구성할 때 생각했던 내용과 얼마든지 달라져도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드필드 또한 이렇게 말하는데요. <시나리오 워크북> 212~221입니다.
{카드에 쓴 행동과 다르게 갈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또한 모르는 사이에 카드에 썼던 신을 쓰게 될 수도 있다. 왜, 또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기는지 나도 모른다. 그너라 분명한 점은 그런 일이 반드시 생긴다는 것이다. 그것은 글쓰기 과정이고, 우리의 능력 이상이다.
- 중략-
Act2를 쓰면서 당신의 이야기는 바뀔 것이다. 한 씬을 쓰고 나서 카드를 작성할 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의 양상을 극적으로 만들 신 하나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게 하라. 바뀌게 하라.}
당연한 얘기입니다. 시놉도, 14개 카드도, 캐릭터 분석도, 모두 다 시나리오를 쉽고, 빠르고, 유용하게 쓰기 위한 도구들일 뿐입니다. 이야기란 언제나 쓰면 쓸 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발견하기 때문에, 쓸 수록 바뀔 수밖에 없는 유동적인 것입니다.
<가을의 전설>의 시나리오 작가 빌 위틀리프도 이런 말을 했는데요.
"때로는 자신이 명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라도 써보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당신도 모르고 있던) 당신 내면의 무엇인가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도 실제로는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언제나 일종의 '발견'이다."
그러니, 너무 완벽한 시놉시스, 혹은 완벽한 14개 씬 구성 카드에 집착하지 말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의 발견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위의 것들을 그대로 옮겨써야 한다는 강박도 버리세요. '항상 더 좋은 게 없을까?'라는 태도로 최선을 다해 그때 그때 자신이 옳다고 판단되는 내용으로 자유롭게 쓰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해서 2막 쓰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구요~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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