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집 주변 멀티플렉스에만 익숙해져 있던지라, 이제야 겨우 숙제하듯 옥자를 보고 왔습니다.
2주 전부터 예매해놓은 건데,
아무 생각없이 모임에서 점심으로 삼겹살을 먹고 갔다가
영화보는 내내 무감각한 저를 조금 탓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더 날카롭게 영화의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영화관에서 가져온 옥자 책갈피 앞뒷면입니다
덩치는 산만하지만, 사랑스런 슈퍼돼지 옥자와
4살부터 그와 가족이었던 언니 미자의
아름답지만 씁쓸한 한편의 잔혹동화 같은 영화였는데요.
예고편을 보며 상상했던 스토리 라인대로 반전없이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봉테일 특유의 위트있는 세태풍자는 여전히 날카롭고 날이 서 있어,
흥미진진하게 관람한 영화였습니다.
영화내내 옥자와 미자만 보면 괜히 푸근한 웃음이 터져나오고,
그러다 한순간 가슴이 아련하게 조여오고,
깜짝 놀랄 정도의 연기변신들을 한 배우들의 연기 만찬을 신나게 즐기고,
(특히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변신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처음엔 못 알아볼 정도였어요!)
한국판 킹콩을 떠올리게 하는 왁자지껄 소동극을 정신없이 재밌게 따라가다보면
그 속에 묵직한 한방이 불쑥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알싸한 후유증을 남기는데요.
이 이야기가 그저, GMO유전자를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동물을 감옥에 가둬 항생제를 투여하며 생산, 도축하는
일부 나쁜 어른들에 대해 경고가 아니라,
소위 자본주의의 소비문화 속에서 죄없는 척 고상한 척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도
사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손엔 항생제 주사를 들고
한손엔 도축칼을 든 백정에 다름 아니었다는 사실을
얼음장들고 비춰보듯 차갑게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그냥 가볍게 즐기며 볼 수 있는
팝콘무비의 스토리라인과 형식을 지니고 있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우리 일상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이 잔혹한 일면들을
자꾸만 곱씹게 만드는 영화 슈퍼돼지 옥자였습니다.
제 별사탕 점수는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위트있는 풍자성과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스토리가 조금 뻔하다는 점 등이 살짜쿵 아쉬워서
5별사탕에 3.5별사탕을 주겠습니다. ^^
아직 관람하지 않으신 분들 참고 하시구요.
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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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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