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7미터>를 보고 왔습니다.
매년 도돌이표처럼 만들어지는 상어 영화의 형편없는 퀄리티에 실망한 터라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 영화의 결말은 미쳤다!'라는 전투적인 마케팅에 혹해 결국 미끼를 덥석 물었는데요.
상어영화하면 왜 아직까지도 수십년 전 죠스를 떠올리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엄지척을 하는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반쪽짜리 상어영화였습니다.
여주인공들이 샤크 케이지에 갇혀 상어를 구경하는 영화의 한장면
상어를 전면으로 내세운 포스터뿐만 아니라,
샤크 케이지에 갇혀 해저 47미터로 추락했다는 설정만 보더라도,
관객들은 당연히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상어와 사투를 벌일지 기대하며 관람하게 될 텐데요.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적은 상어가 아닌, 산소통이었습니다.
물론, 해저이니만큼 산소부족이 장애물로 쓰일 순 있지만,
그건 부수적인 정도로 쓰이고, 주적은 당연히 상어였어야 한다고 생각되는데요.
<죠스>에서의 상어가 소름끼칠 정도로 영리하고 악랄한데다가 복수심까지 있는,
정말 다채로운 인격을 보유한 매력적인 악역캐릭터였다는 것에 비하면,
이 영화에서의 상어는 초반에만 약간의 공포감과 스릴을 선물할 뿐,
그저 난폭하고 멍청하고 굶주린 생명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실망스런 모습을 보입니다.
주적이어야 할 상어가 날카로운 이빨 자랑만 하고 돌아다니니
당연히 다른 장애물인 산소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동안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흡사 중후반부턴 재난영화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죠스가 아니라 47미터인지 정확하게 알겠더라구요.
또한 '이 영화의 결말은 미쳤다'라고 까지 표현하며 마케팅하던 반전 포인트도
그저 말 그대로 생각지 못해서 놀랬던 반전일 뿐,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반전영화라면 그저 관객들 뒤통수를 때리는 걸로 끝낼게 아니라,
가슴을 때려야 하는 건데, 이 영화의 제작자들은 서프라이즈~ 많이 놀랐지? 하는 정도의 수준이네요.
작가가 글을 쓸 때, 자신의 글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게, 심지어 악역에게조차
왜 애정을 듬뿍 쏟으며 써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네요.
제 별사탕점수는요.
상어영화인지 재난영화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조마조마하거나 스릴있는 장면들이 쭉 이어지는 걸로 보아서
5별사탕 만점에 2별사탕 주겠습니다.
별다른 기대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보신다면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일 듯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리뷰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 하시고 관람 여부 결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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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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