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장훈 감독, 송강호씨 주연의 <택시운전사>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들 중에 만족스러운 영화가 없던 터에,
택시운전사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가 뭔가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으면 하고 바랬는데요.
명료한 카피가 상상력을 자극하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영화는 꽤나 재밌었습니다.
송강호씨는 연기를 참 잘했고, 유머코드는 빵빵 터졌으며,
따뜻한 군상들의 모습이 마음을 녹였고, 영화에서 펼쳐지는 비극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는데요.
그럼에도 뭔가 있어야 할 것이 빠진 것만 같은, 갈증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스토리텔링 기법이 올드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그 올드함이 나쁘진 않았는데요.
1980년대의 시대물을 다루면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미술과 촌스러운 화면 떼깔(?),
거기에 운수좋은 날의 인력거꾼 김첨지를 연상시키는 송강호 캐릭터의 세팅은 오히려 올드해서 참 좋았습니다.
그날 광주의 비극을 관객 모두가 알고 있는데, 극중 송강호씨만 모르는 아이러니 또한 긴장감을 고조시켰는데요.
무지한 외부인 송강호씨가 진실을 알게 될 때 터져나와야 할 의문과 분노와 두려움과 비겁함과
또 그것을 뛰어넘는 뜨거운 인간애까지 사실 이 세팅에서 나와야 할 것은 모두 다 나왔습니다.
근데 뭔가 뻔합니다. 영화 알파고가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재밌긴한데, 이상하게 아쉽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걸 더 꼽자면, 역사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각이 약하다는 건데요.
실화를 다루면서 스토리로 각색하고, 재미를 더하고, 역사의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 이상으로
감독이 이 역사를 바라보는 뭔가 당대적인 해석이 있기를 조금은 바랬었습니다.
물론, 관객은 영화를 보며 역사의 비극을 다시 체험하고, 느끼고,
범인들의 빛나는 영웅성에 대해 알게 되고,
언론이 역사를 왜곡할 때 벌어지는 끔찍한 참상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지만,
뭔가 새롭지가 않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같달까요?
모두 다 아는 내용 이상의 어떤 울림이나 생각을 좀 더 넣어서 이 영화만의 시각, 이 영화만의 감정, 이 영화만의 역사적 해석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 큰 욕심일까요?
뭐 어쨌든, 송강호씨가 연기로 매우 열일을 하십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는 재미는 있으실 거구요.
너무 큰 기대를 안 하시면 꽤나 만족하시면서 영화관을 나오실거라고 예상해봅니다.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3별사탕이구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람평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하시고 관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더운 여름 건강 유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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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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