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시나리오 쓰는 법(심화/주제) 주제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반응형

'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주제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작품의 절정부를 생각해보는 방법까지 언급했었는데요.

그 이유는 영화에서 주제란 '미학적 정서'로 표현되고, 그 미학적 정서란 것이 절정부에서 드러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은 앞선 포스팅을 읽고 오세요!)

2017/10/26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 (심화/주제) 주제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오늘은 창작과정에서 클라이막스만 찾아내면 주제는 저절로 정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와, 왜 작업하는 단계에서 주제를 찾아 한문장으로 쓰는 게 중요한 것인지, 또 자신의 작품 속에서 주제를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깃털펜과 잉크 사진

1. 한 문장으로 주제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사실 주제란 것은 작품의 절정부에 '미학적 정서'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작가와 다르게 이 작품의 주제가 무엇인지 일일이 따져보면서 관람하는 게 아니라, 그저 '느낄' 뿐인데요. 하지만 관객과 다르게 작가는 반드시 작품을 쓰기 전에 자신의 이야기의 주제를 '더 이상 축약할 수 없는 한문장'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문장으로 표현된 주제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업을 할 때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덜 중요한지, 어떤 것이 주제를 표현하기 때문에 남아 있어야 하고, 어떤 것이 그에 무관한 것이기에 삭제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p.185입니다.


{패디 차예프 스키(미국 극작가. 오스카상 3번 수상)는 마침내 이야기의 의미(주제)를 발견하는 순간, 그것을 종이에 끼적거리고 난 후 타이프 라이터에 붙여 놓아 그 중심 주제를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지 않는 이야기는 타이프라이트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가치와 근거>를 명쾌하게 적어놓은 문장이 그의 눈을 쏘아보게 함으로써 재미있으되 주제와 무관한 소재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즉 '주제'는 작품의 가치적 측면에서도 필요한 것이지만, 글을 쓰기 위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주제를 찾는 행위를 불필요한 일이라거나 뜬구름잡는 행위로 여기지 말고 중요시 해야만 합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첫번째로 선행되어야 작업이죠.


자, 그렇다면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주제는 어떻게 찾아내는 것이 좋을까요? 

2. 이야기 속의 주제, 이렇게 발견해 보자!

1) 자신이 생각한 클라이막스에서 감정이 느껴지는지를 살펴보아라!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제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절정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주제를 찾기 위해선 좋은 클라이막스를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결정한 클라이막스가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의 이야기 속 클라이막스를 떠올렸을 때 어떤 진실된 '감정'이 느껴지느냐 아니냐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울분, 공포, 희열, 연민, 슬픔, 기쁨, 통쾌함, 먹먹함, 비참함, 분노, 허탈함 뭐든 상관없습니다. 어떤 식의 감정이든 작가 스스로에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일단 오부능선을 통과한 것과 다름없는데요. 

여러 번 언급했듯이 관객은 '미학적 정서'를 경험하려고 영화관을 찾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클라이막스에서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작품을 관람할 이유가 없겠죠. 

자신의 작품의 첫 관객은 바로 작가 자신입니다. 따라서 자신부터 설득되지 않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클라이막스는 제대로 된 클라이막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하실 것은 단순히 주인공이 장면 속에서 울고 있다고 클라이막스에 '슬픔'이 담겼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범인에게 쫓기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해서 '공포'가 느껴진다는 것도 착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등장인물이, 어떤 사건을 만나,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식의 결말을 맞이하느냐에서 오는 감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클라이막스를 생각할 때 등장인물과 설정과 절정부와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대강으로 떠올려 보며(비록 세세하게 모든 걸 파악하지 못할지라도) 그 클라이막스가 작가 스스로도 정말 납득가는 정서가 느껴지는가 살펴 보십시오. 


본인이 쓴 글을 읽으며 슬프면 관객도 슬프고, 공포스러우면 관객도 공포를 느낍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객관성입니다. 스스로 객관성을 가지고 클라이막스를 떠올려 보면서 진실된 감정이 느껴지는지, 그것이 감동적인지, 혹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세요. 

로버트 맥기도 강조했습니다. 모든 작가들은 당연히 의미있고 통찰력을 갖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작가가 관객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달할 때에는 다른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감각과 직관, 그리고 감정을 통해서만 행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감정이 느껴지는 클라이막스를 정하는 것! 그것이 주제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첫 단계입니다. 

2) 클라이막스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

자신이 옳다고 믿어지는 클라이막스를 정했다면 이제 여러분들은 '내 작품의 절정부를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게 뭐지?'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캔 스피크>를 여러분들이 기획했다고 해봅시다. 여러분들은 클라이막스를 '미국에서 열린 위안부 청문회 증언씬'으로 정했습니다. 처음엔 영어로 그녀가 증언하는 장면을 떠올려봤지만, 뭔가 뻔하고 밋밋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여태 힘들게 배운 영어를 쓰지 않고, 모국어로 당당하게 증언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주인공의 회한과 분노, 울분,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당당함 등의 감정이 더욱 깊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여러분들은 스스로 자신이 창조하고 생각해낸 그 장면에 뭉클하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앞에서 말한 '감정이 느껴지는 클라이막스를 찾아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단계까지 갔다면 다음 단계가 바로 '이 클라이막스를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 주제가 뭐지?'라고 되물어 보면 된다는 건데요.


주제는 어떤 식의 철학이든 가치관이든 상관없지만, 반드시 관객에게 유의미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아무리 독특하고 휘황찬란한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이 얘기를 대체 왜 하는 건데?"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작품은 결코 관객에게서 공감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물론 자신만의 우주관이나 독창적인 사고까지 더 해진다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관객들에게 '나는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하는 식의 작가의 신념이 작품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아이캔 스피크>에서는 영어로 증언할 수 있음에도 모국어로 증언하는 장면을 클라이막스로 씀으로써 '피해자가 숨어 살며 아무말도 못했던 것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말은 통하지만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던 왜곡된 우리 사회 때문이었다.'라는 주제의식을 끌어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마침내 사회적인 편견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당당하게 증언하는 주인공의 변화되는 모습을 담아냈는데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주인공 캐릭터부터 설정, 주변 인물, 영화 내의 사회적 분위기와 기조 등이 전부 이러한 주제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것은 위의 과정을 실행하던 중에서, 혹시 클라이막스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주제적으로 충만한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 싶으면 얼마든지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도 전환해서 생각해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생각한 것이 무조건 맞다는 생각을 버리고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찾을 때 놀라운 결과물이 따라온 다는 것 명심하세요.


자, 이렇게 클라이막스에서 주제를 발견해나가는 과정까지 알아봤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한문장으로 주제를 정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텐데요. 이것을 쉽게 하는 방법이 바로 로버트 맥기의 '가치와 원인'으로 나누어 주제를 쓰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에 대해선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구요!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