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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소재) 처음 쓰는 시나리오, 무엇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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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네 페이지 시놉시스 쓰기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2017/08/18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쓰는 법(기초/시놉) 구조를 세웠다면, 네쪽짜리 시놉시스를 써라.

오늘은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 어떤 소재를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디어 그림

혹자는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은 가르쳐 줄 수 있어도, 무엇을 쓸지는 가르쳐줄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그럼에도 제 경험상 초심자들에게 어떤 소재가 좋은지에 대해 간단한 팁 정도는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처음 쓰는 시나리오, 무엇을 쓸 것인가?

여러분들은 지금 무슨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신가요?

대부분 현실과는 다른 세계(판타지, 액션, 첩보, 시대물 등등 블록버스터급 아이디어들)에 대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아이디어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혹은 그런 거창한 아이디어들만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아이디어들이 재미있고 좋을 순 있지만, 처음 쓰는 시나리오로는 별로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제 의견인데요.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 몇 편 정도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또한 제일 처음 쓴 것은 판타지물이었는데요.

시나리오를 쓰는데 익숙하지도 않은데다가,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내용을 쓰다 보니

형편없는 내용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에 쓴 것도 호러물이었는데, 아이디어도 좋고 뭔가 가능성은 보였지만 세계관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엔 세계관을 잡는다는 개념조차 없었죠.)

그렇다 보니 현실 부분은 잘 쓸 수 있어도 결국 세계관 부분에서 흔들리며 좋지 못한 시나리오를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모전에 출품해 봤지만, 당연히 떨어졌는데요.

 

그 후에 뭔가 거창하고 색다르고, 새로운 것을 쓰고 싶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냥 내가 잘 아는 것을 써보자는 생각으로 소재를 잡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그 전까진 내가 쓰면서도 뭘 쓰는지 명확하게 모르고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면,

이 작품을 쓸 땐 전보다 막힘없이 잘 써지는데다가, 내가 써야 할 내용을 명확하게 알고 쓰는, 그런 기분이 들었는데요.

그 작품을 아무 기대 없이 출품 했다가, 운 좋게도 당선이 되었습니다.

제가 아무 기대도 하지 않은 이유는 시나리오가 너무 평범한 소재였고, 성장물이어서 아무도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비록 소재는 평범했지만 자신이 잘 아는 것을 씀으로써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10년간 의뢰를 받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쓰다 보니 깨달은 부분인데요.

 

자신이 잘 아는 것을 시나리오로 쓰면 가장 좋은 점은 작품의 주제랄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랄지 하는 그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진정성 있는 생각들을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잘 아는 것을 쓰라는 것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쓰라는 것과 같은 말인데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저자인 로버트 맥기는 ‘나는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하는

작가의 어떤 신념이 대본 속의 매 순간마다 들어차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작가는 자신이 확신하는 것만을 써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이것을 생소한 소재나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려면 많은 연구와 공부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내가 잘 아는 것을 글로 쓰게 되면, 작가가 작품 속에 녹여 내야 할

‘삶에 대한 은유적인 철학’이 좀 더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 경험상 시나리오를 처음 쓰시는 분이라면,

뭔가 거창한 블록버스터급 아이디어보다는 일상적이고, 드라마적인 소재를 잡고

거기에 약간의 장르적 상상력을 추가해서 스타트 해 보시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창 시절 경험했던 일에 상상력으로 로맨스적인 부분을 추가하였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주의해야 할 점은 당연히 있습니다.

2. 아는 것을 쓰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 쓰라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에, 시나리오를 처음 쓰시는 몇 분들의 작품을 모니터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시나리오는 셋으로 급격하게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스릴러나 액션 등의 장르로 때리고 부수고, 잔인하게 살인을 하는 등의 자극적인 내용만으로 점철된 이야기와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지 핵심은 없는(주제는 없는) - ex. 만화 속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 같은 느낌의 - 이야기,

세 번째는 자신의 삶을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녹인 듯한 스토리, 이렇게 셋이었는데요.

 

대부분 자신이 익숙한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시는 분들의 실수가 세 번째와 같은 경우입니다.

즉,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쓰니까, 반드시 원래 경험대로 내용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어디까지나 익숙한 소재를 쓰라는 것은 ,자신이 잘 아는 소재 속에 상상력을 입히라는 것이지

일어난 일 그대로를 쓰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에서 다뤄지는 소재와 세계에 대해 잘 아는 것을 쓰시되, 반드시 극적인 스토리를 쓰셔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익숙한 소재들 속에서

저 영화의 설정을, 저 영화 장르를, 저 영화의 세계관을 입힐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고민해 보는 방법인데요.

그런식으로 접근하다보면 내 주변의 익숙한 소재를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으실 것입니다.

 

더불어 자료조사 또한 필수인데요.

자신에게 익숙한 소재라고 하더라도, 자료조사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상투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회사원인 사람이 회사에 대해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자신이 정한 소재에 대한 모든 것들을 찾아보시고,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것을 즐기세요.

 

물론, 저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판타지적인 세계관이나 블록버스터급 소재를 잘 다루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론 보통 자신의 내면속에 잠재 되어 있던 익숙한 소재와 생각들을 먼저 시나리오로 쏟아내고 나면

그 후부터 자연스럽게 밖에 있는 소재와 아이디어들을 다루게 되실 겁니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것을 쓰려고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글쓰기를 당신의 삶 중 일부분으로 인정하고, 매일 조금씩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쓰세요.

자기검열은 시나리오를 처음 쓰는 지금 단계에선 필요없습니다.

쓰는 양을 마구마구 늘려나가세요. ^^

 

오늘도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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