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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사탕 리뷰

[영화 후기/리뷰] 오리엔트 특급살인. 원작을 봤다면 이 열차에 탑승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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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보고 왔는데요.

애초에 <반드시 잡는다>를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가, 여차저차한 이유로 가장 가까운 시간대인 오리엔트...를 보게 되었는데, 예상대로 좀 많이 지루했습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포스터


특히나 원작을 읽고, 반전도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하품을 하며 보게 될 거란 예상을 조심스레 해보는데요.

사실 저는 원작을 읽을 때도 반전을 스포 당한채 읽은 터라,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소설과 거의 판박이 처럼 구성된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더욱 지루했는데요.


사실 많이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극중에서 발생한 사건(살인)만 동적이고, 그 외엔 거의 용의자 심문으로 이루어진, 그토록 정적인 소설을 왜 영화화 하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최소한 이러한 정적인 원작을 영화화 한다면 당연히 뭔가 색다른 구성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뭐, 애초에 해리포터 처럼 볼 거리도 많고, cg로 구현할 것도 많고, 퀴디치 시합이나 마법대결처럼 동적인 요소들이 잔뜩 있는 소설이라면 원작을 그대로 옮겨도 그럭저럭 볼만은 하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가 훨씬 더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나 온갖 마법으로 눈을 홀려놓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오리엔트 특급살인> 같은 경우는 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소설이 재밌으니, 그대로 옮겨놓기만 해도 재밌을거란 생각은 매체의 다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고, 이런식의 영화화는 완전한 에너지 낭비일 뿐이니까요.

그나마 봐줄만 했던 건 초반의 영상미였는데요. 한폭의 움직이는 그림을 보듯 정말 장면장면이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면서 부터는 아까 본 이스탄불의 경치가 계속 떠오른다거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하면 좋겠다는 식의 잡생각만 계속 끼어들더군요. 


사실 그 가운데 조니뎁의 열연은 꽤나 눈에 띄긴했습니다. 기차 열칸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인상을 쓰며 약을 삼키는데, 정말 그 한장면 만으로도 비열한 캐릭터라는 것이 온몸으로 전해져 와서 "역시 조니뎁!!"하며 감탄을 했는데요. 하지만 곧 이러한 즐거움도 사라지고, 영화는 볼 게 하나도 없는 상태에 이르더군요.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었던 이유는 바로 결말부 살인 회상 장면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궁금해서였는데요. <친절한 금자씨>의 결말부를 보며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의 엔딩을 떠올렸던 저로써는, 사실 이 추리소설의 살인장면이 어떤식으로 영상화됐을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친절한 금자씨>의 살인 장면보다는 꽤나 밋밋한(?) 느낌이었는데요.


<친절한 금자씨>에서 그 장면이 비장함과 복수의 쾌감이 섞인 구토감과 소름끼침과 연민과 허망함과 두려움과 어디든 도망치고 싶은 공범이 된 듯한 기분 등등 복잡다단한 감정을 선물해주었다면,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선 그냥 뭔가 치뤄야 할 의식을 치루는 듯 흘러가더군요. 뭐, 워낙에 장면 자체가 가진 파괴력이 있기 때문에 소름이 돋긴 하지만, 금자씨때 만큼의 강렬한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요. 그도 당연할 것이 영화 내내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해 들었을 뿐, 공감시키지 못했으니 마지막에 감정을 폭발시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이 소설을 영화화한 것의 가장 큰 약점이 거기 있어 보였습니다. 범인에게도, 포와로 명탐정에게도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 소설에선 '범인이 누구지?'라는 질문 하나로도 내내 흥미를 끌어갈 수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에선 그 질문 하나만으론 관객이 만족을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 질문 만으로도 재미있으려면,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을 보는 게 더 지적유희를 즐기기에 분량상으로도 덜 피곤하고 적합하니까요.


이쯤되니 제가 원작을 읽었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닌지 다른 분들의 리뷰도 상당히 궁금해지는데요. 

어쨌든 제 입장에선 원작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관람하지 않는 편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1별사탕이구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화평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하시고 관람여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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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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