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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사탕 리뷰

[영화후기/리뷰] <매혹당한 사람들> 1971년도 원작 비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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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며칠 전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17년 <매혹당한 사람들>을 흥미롭게 관람했는데요. 1971년도에 제작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매혹당한 사람들>이 궁금해져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2017/09/09 - [영화 별사탕 리뷰] - [영화 후기/리뷰] <매혹당한 사람들>에 매혹당하다.

확실히 옛날 영화라 그런지 표현방식이 상당히 올드하고, 남성적인 시선과 연출, 무엇보다 모든 것을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서사 방식이 꽤나 재미를 반감시키는 편이었는데요.

 

매혹당한 사람들 1971 포스터

 

사실 스토리의 흐름과 영화의 결말은 두 영화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곳곳의 설정들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요.

백인 주인보다는 좀 더 현명해 보이는 흑인 하녀의 존재는 2017년에는 시대정신과 동떨어진 표현이라 그런지 나오지 않구요. 교장이 친오빠와 근친상간적인 관계가 있었음을 회상으로 보여주는 1971년도 작과는 달리 2017년도 작품에는 사연이 있는 여자 정도의 냄새만 풍기고 있습니다. 또한 71년 작에는 거의 모든 인물이 나레이션으로 속마음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 당시엔 자연스런 연출이었는지 몰라도 지금 보니 살짝 촌스러운 느낌입니다.

 

게다가 표현수위가 현재 검열의 기준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어 보였는데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적군에게 혹여나 들킬까, 자신을 발견한 13살 소녀의 입을 키스로 막는 장면 등은 살짝 거슬리는 표현이었습니다. 로리타적인 느낌까지는 들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좀 생경한 표현 수위이긴 했는데요. 그 당시 관람등급이 몇 살이었는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네요.

(2017년 작을 연출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어린 소녀들에게 남자 어른에 대한 단순한 호의와 호기심, 공포 외의 감정은 차단시킴으로써, 불순한 오해를 원천 봉쇄하는 방법을 선택했네요.)

 

또 한 가지 두 작품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존 맥버니 상병(남자 주인공)의 묘사 방식인데요.

2017년도에선 그가 전쟁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등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오로지 존의 말에만 의존해서 그를 짐작할 수 있게 했는데, 71년도 작품에선 좋은 사람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존 맥버니의 거짓말과 함께, 비열하게 전쟁에서 살아남은 모습을 대조시켜 보여주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반면 그래서 앞으로 펼쳐질 내용이 좀 더 예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2017년도 작이 훨씬 더 극의 진행방향을 궁금하게 하고, 더욱 미묘한 긴장감을 느낄수 있게 연출됐다 생각합니다. (혹자는 71년작이 훨씬 더 긴장감 있었다고도 평하는 걸 보니, 개인차가 있는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영화 초반에 까마귀가 베란다의 창틀에 끼여 퍼덕이는 장면은 너무 적나라하게 내용을 암시하는 것 같아 식상했고, 엔딩 장면 또한 코폴라 감독의 해석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는데요.

극적 긴장감이랄지, 관음증적인 욕구랄지, 자극되는 상상력의 수위 정도가 17년도 작이 훨씬 더 예민하고 세심하게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친절에서 폭력으로 태도가 전환되는 지점 또한 은밀하게 감추고 있다가 폭발시키기 때문에, 느껴지는 충격의 강도 또한 17년 작이 더 강력하고 쎈 편입니다.

 

연기력 또한 2017년도 작이 비교도 안 될만큼 좋은데요. 작은 눈빛과 표정, 손짓과 시선만으로도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단연 압도적입니다. 그럼에도 1971년도 만의 투박한 매력은 있는데요.

혹시나 2017년도 작을 보고 확실하지 않은 개개인의 역사나, 인물의 내면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도 71년도 작을 참고하시면 인물 각각의 포지셔닝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듯 하네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남김없이 모두 보여주는 것보다, 조금은 관객 스스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놓는 것이 영화를 더 재밌게 만드는 요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71년도 작품은 너무나 적나라해서, 은밀했던 2017년도 작보다 더 적나라하지 못한 영화가 된 듯 여겨집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호불호라는 생각이 들구요.

스토리 자체에 미덕이 있다 보니, 두 작품 다 충분히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원작 또한 찾아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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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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