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리뷰] 플립(2010) 첫사랑에 대한 달달하고 아련한 솜사탕 같은 영화.

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드디어 로브라이너 감독의 영화 <플립 Flipped> 을 봤는데요.

로브라이너는 <스탠바이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퓨 굿맨> <미저리> 등 수많은 흥행작을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얼마 전,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깜박 놓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VOD로 보게 됐는데, 보는 내내 극장에서 봤어야 했는데...! 하며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르겠네요. 마치 햇살 속에서 솜사탕 먹듯 포근하고, 달달하고, 마냥 웃음이 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우선 제목을 먼저 살펴보자면 Flip이란 단어의 원뜻은 '홱 뒤집(히)다, 휙 젖히다' 등의 뜻인데요.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할 듯 합니다. 

즉, 눈이 뒤집혀 첫눈에 반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자면, 첫사랑을 지칭하는 것도 같구요. 후반에 관계가 역전되는 스토리상의 흐름을 대입해 보면 역전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제목인 것도 같습니다.

뭐, 사실 줄거리는 시시하다 싶을 정도로 간단하고, 형식 또한 그리 새롭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너드스런 여자 주인공인 줄리를 싫어하는 브라이스와, 첫눈에 브라이스에게 반한 줄리가 각각의 시선으로 어린 시절 있었던 사건들을 회상하는 줄거리입니다.

 

자신을 일부러 피하는 줄도 모르고, 단지 쑥스러워서 그런 거라 생각하는 줄리는 브라이스의 소원이 ‘제발 줄리와 마주치지 않는 것’이 될 만큼 끈질기게 그를 쫓아다닙니다. 눈치가 없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은따를 당하는 그녀에게 적당하게 좋은 사람 행세하며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는 브라이스 때문에 그녀는 더욱 오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요.

 

하지만 태곳적부터 모든 첫사랑이 그랬듯, 줄리의 마음이 돌아섰을 때 브라이스의 사랑은 시작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뻔한 전개임에도 마냥 재밌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어긋나는 타이밍이야말로 첫사랑의 애달픈 진리이기 때문일 텐데요.

보는 내내 '그래! 사랑은 저런 거지!' 고개를 끄덕이며 주인공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하게 되는 로맨스 성장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사랑에 대한 가치관들이 성숙해가는 과정이었는데요.

브라이스의 완벽하게 멋진 눈 때문에 한 순간에 반했던 줄리는 어느 순간 그 아이의 전체(내면과 외면)가 한 부분(눈빛)만도 못하다는 걸 깨닫게 되고 객관적인 눈으로 이성을 바라보게 됩니다.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했던 브라이스 또한 단순히 줄리의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섬세한 감수성과 독특한 관점 즉, 그녀의 천성에 반하게 되는데요.

 

예뻐서 좋아, 멋져서 좋아가 아닌 '영구운동을 알고 있는 네가 좋아'라는 관점이 훨씬 더 설레는 건 당연한 이치겠죠.

영화에서 대사로 소개되는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쯤은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람을 만난다'는 첫사랑에 대한 명제는, 요즘 같이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는 시대에 더욱 촉촉하게 감수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우 올드한 스타일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마냥 향수어린 감정에만 푹 빠져 보게 되는 매력적인 영화였네요.

(다만 호불호가 조금은 갈릴 거 같은데요. 잔잔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살짝 지루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또한 평론가들과 일반 관람객들 사이의 평점의 갭이 굉장히 큰 영화이기도 하네요.)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3.5별사탕이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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