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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사탕 리뷰

[영화 후기/리뷰] 베이비 드라이버. 총질도 음악이 되는 120분짜리 팝콘 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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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평론가부터 관람객들까지, 고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를 보고 왔는데요.


베이비 드라이버 포스터


전체적인 총평을 하자면, 총질과 클락션을 밴드 멤버로 합류시킨, 한편의 긴 팝콘 뮤직비디오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이 끊이지를 않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감상하듯 즐겼지만, 그럼에도 스토리가 막판에 차선변경을 잘못 하는 바람에, 기대만큼의 즐거운 드라이브는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긴 했지만요.


사실 오프닝 추격시퀀스는 정말 신선하고 볼만했습니다.

묘기에 가까운 운전실력과 그에 딱 어울리는 비트감있는 음악은 장면을 더욱 리드미컬하게 만들고, 보는내내 흥분감을 고조시켰는데요.


그 이후 이어지는 시퀀스들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라라랜드식의 주변 환경과 소음을 음악으로 활용한 장면들은 언제 봐도 유쾌하고 재밌었는데요.

녹음한 대사들을 비트감있게 편집해 음악으로 만드는 장면들도 역시나 많이 봐온 느낌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음악이 가지는 힘으로 재미를 유지시켜 나갑니다.

첫 시퀀스와는 다르게 마구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카메라를 달리로 이동하며 롱테이크로 찍은 시퀀스들은 와, 진짜 동선 맞추는 거 장난 아니었겠다! 하며 감탄을 하면서 보게 되었는데요.


중반까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싸울 때마다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던 소년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그 사고로 청력에 문제가 생겨 늘상 음악을 듣게 됐다는 히스토리는, 매우 심플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끄는 호소력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그가 계속해서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아이를 동정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코인 세탁소에서 첫 데이트를 하는 가난한 어린 연인들의 모습이라던지, 가까스로 빚을 청산하고 피자 배달을 하며 행복해하는 베이비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감정이입이 확 되었는데요.

스토리의 성공 여부는 감정이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저는 이미 이 영화에 동승하고 있었습니다. 제발 베이비가 범죄에서 무사히 손을 떼고, 연인 데보라의 소원대로 서쪽으로 멋진 차를 타고 도망치길 이제나저제나 바랬는데요.


그런데 균형추를 잡고 잘 흘러가던 이야기는 갑자기 중후반에 등장 인물들이 너무 쿨(?)해지기 시작하면서 개연성들을 무너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저는 영화에서 하차를 해야 하나 마나를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고, 죽이겠단 협박을 서슴치 않던 냉혈한 보스는 갑자기 나도 사랑을 해봤었지! 라는 대사와 함께 희생을 자처하고, 순진한 웨이트리스였던 여자친구 데보라는 갑작스런 남친의 타락에도 망설임없이 그와 함께 총을 들고 달아날 것을 결정합니다. 눈 앞에서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쿨하게 넘기는 그녀를 보면서, 저는 마침내 완전히 하차해버렸는데요. 애초에 쿨한 영화니까라고 생각해 봐도 너무 심각하게 쿨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후는 뭐 그냥 영화를 봤습니다. 마지막 액션 시퀀스는 쫄깃했고, 아슬아슬해서 볼만 했지만 드라이브 영화인 줄 알았던 영화가 총질로 도배되는 순간 그 액션들도 그냥 저냥 똑같아 보이더군요. 


결말은 그나마 현실적이라 다행이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엔딩장면은 또 고개를 갸웃하며 만들더군요. 그렇게 끝내야 해서 그렇게 끝낸 느낌이랄까요?

멜로 라인을 주요 플롯으로 설정하고 관객을 따라오게 만들었다면, 사랑의 감정도 좀 더 개연성있게 이음새를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네요.


확실히 기대를 안 하고 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볼만한 것은 분명합니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으시고,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걸 각오하고 보신다면 눈과 귀는 확실히 즐거울 거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3별사탕이구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화평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하시고 관람여부 결정하시구요.

공감과 구독을 눌러주신 여러분, 당신은 나에게 천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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