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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감 잡기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2막 쓰는 법. 갈등에 집중해서 2막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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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지난번엔 2막을 작업하는 순서와 방식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2017/11/17 - [시나리오 감 잡기] - [글쓰기/작법] 시나리오 2막 쓰는 법. 2막, 이 순서대로 써보자!


오늘은 2막을 쓸 때 어떤 점에 유의해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적인 측면에서 2막 쓰는 법을 얘기해보려합니다. 지난번에도 살짝 언급했듯이, 2막을 쓸 때 가장 중요 포인트는 바로 '갈등과 장애물에 집중하라'라는 것인데요. 


꽃과 타자기 사진

1. 갈등에 집중해서 2막을 써라.

1) 갈등의 법칙


로버트 맥기는 발단(1장)에서 벗어나면 주인공은 '갈등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들어선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2장에선 모든 일이 갈등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갈등이 사라지는 순간 관객의 흥미도 사라지기 때문인데요. <시나리오 가이드> p. 80입니다.


{스토리에 에너지를 주고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갈등이다. 갈등이 없다면 관객은 스크린 위에서 묘사되는 사건들에 대하여 무관심해지고 말 것이다. 갈등이 없는 영화는 죽은 영화이다. 갈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로버트 맥기는 이 보다 더 나아가, 스토리에서의 갈등을 음악에서의 소리라고까지 비유하며 강조합니다. 소리가 없는 음악이 관객의 흥미를 잡아둘 수 없듯, 스토리에서 갈등이야말로 관객의 흥미를 붙잡아두는 최고의 원칙이라는 건데요. 즉 2막에서 다뤄야 할 것은 점진적 얽힘, 다시 말해 인물과 맞서는 적대세력이 강해지며 갈등이 점차 심해지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2) 장애물이 주요 긴장을 만든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갈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주인공의 목표'에 대립되는 '장애물을 만드는 것' 입니다. 데이비드 하워드는 저서 <시나리오 가이드>에서 제 2장에서 가장 절박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일련의 장애물들이라고 강조하는데요. 이 장애물들이 모여 주요 긴장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가이드> p. 93입니다.


{제 2장에서 가장 절박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해결이 아니라 일련의 장애물들이다. 이 장애물들이 모여 주요 긴장을 이룬다. "과연 주인공은 자립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주인공은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주인공은 그의 형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주인공은 그녀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될 것인가?" 이런 모든 것들이 주요긴장이 될 수 있다.

스크린 위의 캐릭터들만이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관객 역시 주인공 못지 않게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데 그것이 곧 주요긴장이다.}


자, 그렇다면 관객들이 기대하는 제 2장의 주요긴장을 발생시키기 위한 장애물을 만들 때, 어떤 점을 유의해서 만들어야 할까요?

2. 좋은 장애물이란?

1) 목표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만이 진정한 장애물이다.


간혹 장애물을 중심으로 2막을 쓰라고 얘기하면, 주인공이 곤란한 상황들을 잔뜩 나열하고 이것으로 이야기를 잘 구성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데이비드 하워드는 갈등과 혼란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나리오 가이드> p. 85입니다.


{갈등과 혼란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났다든지, 지갑을 잃어버렸다든지, 자동응답전화기가 고장났다든지 하는 따위의 일들이 꽤 만만치 않은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 이런 일들이 등장한다면 그것이 갈등인지 그저 단순한 혼란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은 그로 인해 초래된 불편함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목표에 장애물로 작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즉, 주인공 앞에 마구잡이로 뭔가 혼란스러운 일들과 방해되는 상황들을 끼워넣는다고 해서 무조건 장애물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인데요. 제 1장에서 설정한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방해가 되며 그로 인해 '주요 긴장'이 발생될 때에서야 제대로 된 장애물의 조건이 성립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장애물의 크기는 주인공과 대등해야 한다.


이 원칙은 매우 간단합니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이 너무 쉽지도, 또 너무 어렵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시나리오 가이드> p.85~86입니다.


{주인공과 그가 맞부딪치게 되는 장애물은 대등한 역학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장애물이 너무 약하다면, 목표의 성취가 너무 쉬워질 것이고, 그러면 스토리 자체가 죽어버린다. 반면 장애물이 너무 강하고 압도적이어서 주인공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을 극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그려져서도 곤란하다. 간단히 말해서 목표의 달성은 '매우 어렵기는 하지만 가능한'일이어야 한다.}


3) 외적 장애물 뿐만 아니라, 내적 장애물도 함께 만들어라!


보통 장애물을 생각하면 대체적으로 큰 사건, 불가항력적인 상황, 적대자 등등 외부에서만 찾는데요. 좀 더 복잡하고 심화된 느낌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선 내적갈등, 개인적 갈등, 초개인적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을 모두 얽는 것이 좋습니다. 시나리오 가이드 54~ 55페이지입니다.


{많은 스토리에서 적대자(장애물)는 주인공과는 별개의 인물로서 어떤 '나쁜 녀석'이다.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등을 보면 주인공과 적대자는 분명하고도 확연히 구분되는 인물들로서 서로 맞서 싸운다. 이런 종류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외적 갈등, 즉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의 갈등을 갖는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스토리에서 주인공은 곧 자신의 적대자이기도 하다. 중요한 투쟁은 주인공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써, 같은 인물의 양면 혹은 욕망들 혹은 절박한 요구들이 서로 맞서는 것이다. 이러한 내적 갈등의 가장 확연한 예들이 바로 <햄릿>과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같은 경우이다. 이러한 종류의 영화에서는 스토리상의 가장 중요한 투쟁이 주인공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주인공이 곧 적대자이기도 한 내적 갈등을 다룬 스토리에서도 외적 갈등은 등장한다. 또한 외적 갈등을 가장 솜씨있게 다룬 스토리에서도 주인공의 내적 갈등에 해당하는 요소가 있게 마련이다. 이 두 갈등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개의 스토리들은 어느 한 쪽의 갈등을 주요 갈등으로 설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죠스>의 주인공은 브로디 보완관이며 적대자는 상어이므로 그들 사이의 갈등은 외적인 것이다. 그러나 브로디는 그와 동시에 반드시 극복해야만 할 내적 갈등도 갖고 있다. 그는 바다를 무서워하고, 상어와 맞서 싸우고 싶지 않으며, 더 큰 배를 갖고 싶어 한다.


외부의 적대자와 더불어 존재하는 내적 갈등의 표현은 주인공을 더 심도 깊고 흥미롭게 만든다. 주요 갈등은 내적인 것이지만 외적 갈등의 요소도 있는 스토리야 말로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양면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그를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한가지 유의하실 점은 내적 갈등은 메인플롯과 따로 떨어져서는 안 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앞서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죠스>만 봐도 금방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주인공의 내적갈등과 바다의 포식자 상어를 잡아야 한다는 외적갈등은 서로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며 더욱 이야기의 갈등을 극대화시킵니다. 

3. '간극'을 통해 스토리를 발전 시켜라.

1) 간극이란 무엇인가?


'간극'이라는 용어는 로버트 맥기가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우리가 어떤 기대를 가지고 무슨 행동을 했을때,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돌아옴으로써, 발생하는 '간극'을 의미합니다.


로버트 맥기는 이렇게 벌어진 간극들이 계속해서 점점 더 벌어지며 스토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용어만 다를 뿐 시드필드도 <시나리오 가이드>에서 스토리의 발전이란 챕터에 비슷한 이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p.221~222에 나온 '간극'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실제 생활에서는 대부분 판단과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나 느낌이 그 밑에 깔려 있다.

'현재의 이런 조건에서 내가 이런 최소한의, 보수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나를 둘러싼 세계는 내가 원하는 방향에 맞는 방식으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 이런 생각은 거의 완벽히 맞아 떨어진다. 운전사는 길을 건너는 당신을 발견하고 천천히 브레이크를 밟을 것이고, 당신은 무사히 길 건너편에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 경험이란 대부분 이렇다. 하지만 이야기 안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중략-

이야기에 관객이 집중하는 것은, 등장인물이 주변 세계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면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그 행동이 그의 기대에 정면으로 대립되는 힘을 불러일으키는 바로 그 한순간뿐이다. 등장인물을 둘러싼 세계는 그의 기대와 완전히 다르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반응한다.}


로버트 맥기는 이러한 예상과는 다른 '간극'이 일어날 때 이야기는 재밌어진다고 말하는데요. 이때 간극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가장 보수적인 것에서부터 점점 더 능동적인 상태로 나아가야 하며, 그럴 수록 간극은 점점 더 벌어져 스토리를 점점 더 흥미롭게 발전시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 보수적인 행동에서 능동적인 행동으로 나아가며 스토리를 발전시켜라!


로버트 맥기는 '발전속에서의 간극'이란 용어로 이를 설명하는데요. 책에서 조금 길고  복잡하게 설명되어있는 관계로 스토리가 간극을 통해 발전되어 가는 과정을, 제가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p.225~233를 참고하세요.) 


[1] 앞서 설명했듯, 주인공은 제일 먼저 이야기에서 발생한 어떤 사건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결과가 돌아오면서 '간극'이 벌어지죠. 이때 주인공은 더이상 최소한의 행동만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고 느낍니다.


[2] 그래서 이제 두번째 다른 행동을 취하면서 이 벌어진 간극을 뚫고 나가려고 하는데요.  이것은 이 인물이 처음에는 취하고자 하지 않았던 종류의 행동입니다. 좀 더 강한 의지력과 힘이 요구되는 어떤 행동이겠죠. 하지만 이 두번째 행동은 되레 그를 위험속으로 몰아넣습니다. 평범했던 주인공의 일상에서 보자면, 이때의 간극은 더욱 벌어집니다. 


[3] 2번의 행동으로 인해 이제 주인공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잃는 것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까지 놓이게 됩니다. 이제 세번째 행동은 큰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면서까지 행하는 어려운 행동이며, 잠시 욕망을 성취하는 방향으로 가는 듯 보일수도 있지만, 이내 예상을 깨고 간극은 더욱 넓어집니다.


[4] 결국 주인공은 세번째 보다 더욱 위험하고, 강한 의지력과 능력을 요구하는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진전되면 될 수록 그가 취하는 행동은 협력보다는 적대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그가 느끼는 현실성 안에서의 간극은 점점 더 넓어지며 이야기는 발전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러한 '행동 -> 간극 -> 행동 -> 간극 -> 행동 -> 간극'의 반복이 이야기를 발전시킨다는 건데요. 결국 이러한 반복을 겪은 끝에 주인공은 누가 보아도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여기는 마지막 행동을 취하는 순간까지로 달려갑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점은 사람마다 보수적인 행동은 모두 다르다는 것인데요.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 p. 221에 예가 잘 나와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어떤 집에 들어가고자 할 경우에는 가장 보수적이고 최소한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을 두드릴 것이다. '내가 문을 두드리면 누군가가 문을 열겠지. 그 사람이 나더러 들어오라고 할 거고, 그렇게 해서 내 목적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겠지' 그러나 무술 영화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한 방에 문을 쪼개면서 들어서는 것이 가장 보수적인 첫 걸음일 수도 있다.

무엇이 꼭 필요하되 가장 보수적이고 최소한의 행동인가 하는 것은 매 순간의 상황과 그에 따른 등장 인물의 관점에 따라 상대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제가 생각할 땐 시나리오 2장을 쓸때, 이러한 간극의 원리를 이용한다면 좀 더 흐름이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다시 한번 2막을 쓰는 요령을 요약하자면,


1) 먼저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 분명히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장애물에 집중해서 쓰되

2) 그 장애물에 반응하는 인물의 행동은 처음엔 보수적인 행동으로 시작해서,

3) 그 보수적인 행동으로도 해결이 안 되자, 두번째 세번째 점점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만, 

4) 예상과 다른 결과들로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도록 스토리를 발전 시켜 나가세요.


여기서 중요한 건 간극이 점점 벌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죠스에서 상어를 잡으려다 놓치고 잡으려다 놓치는 건 반복이지 간극이 벌어진 것이 아닙니다. 상어를 잡으려다(행동) -> 놓치고(간극) -> 상어가 밤에 습격해서 방어하지만(행동) -> 배가 고장난다 (간극) 이런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장애물이 해결된 거 같을 때, 더 큰 장애물을 들이고, 그 장애물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때 주인공의 심경을 바꾸는 등 갈등의 심화와 변주를 사용하세요. 그것이 길고 긴 2막을 헤쳐나가는, 긴장감 넘치고, 흐름이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비법입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승승장구와 건필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타자기에 천사가 내려앉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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