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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사탕 리뷰

[영화 후기/리뷰] 신과함께. 우리와 함께 울어주는 신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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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우주써니입니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를 보고 왔는데요.

워낙에 유명한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서 개봉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온 작품입니다. 저도 상당히 기대한 작품이기도 하구요.


신과 함께 포스터


사실 영화 초입에는 조금 붕 뜬 상태에서 관람을 하긴 했는데요. 감독은 처음부터 주인공인 차태현에게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시키지 않습니다. 오프닝부터 다짜고짜 그를 죽인 후, 어리둥절해 하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관객들도 함께 낯선 저승구경을 시키는데요.


신과 함께가 구현한 저승은 어느 민화나 설화에서 기반한 듯한 저승의 세계를 구축했으면서도 동시에 매우 이질적이고,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 된 듯 보입니다. 이러한 미지의 세계를 구경하는 재미는 영화의 즐거움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그럼에도 일곱 지옥의 심판을 모두 거쳐야 한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는 로드무비적인 성격을 띌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조금은 산만합니다.


게다가 영화 초반에 설정된 목표가 주인공을 무사히 환생시킨다는 것 외엔 없는데, 주인공이 그것에 대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데다가 차사들의 목표 또한 30분이 넘도록 미스테리로 감춰져 있어서 감정적인 이입을 하며 영화를 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나마 30분이 지나서부터서야 차근차근 그것들이 날을 세우면서 영화는 각자의 목표에 관객들을 집중시키기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차사들이 왜 환생을 하려는 것인지에 대해선 거의 중후반 이후에야 김향기의 입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차사들에게도 완벽하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작법적 선택은 옳은 선택이긴 했는데요. 귀인인줄 알았던 주인공에게 숨겨져 있던 과거사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구성은 마지막 울림을 주기 위한 가장 최적화된 방법이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는데요.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동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승의 위기가 오는데, 그것이 그저 쫓기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는 위기였기에 차츰 지루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각 지옥에서 겪는 위기들이 모두 다르게 변주되어 있긴 하지만, 괴물을 무찌르고, 또 무찌르고, 또 도망치고, 이러한 시퀀스가 계속 이어지자 반복이라고 느껴지더군요.


물론 차태현의 재판이 하나씩 진행되며 그의 고단했던 삶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었고, 또 그로 인해 마침내 드러나는 가족의 상처는 매우 큰 울림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앞부분을 스킵하는 용기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조금만 잘라내고 덜어냈더라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말이죠. 편집과정에서 드러내고 싶어도 이미 스토리라인으로 연결된 지옥부분을 잘라내기는 어려웠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모든 점을 상쇄시킬만큼의 결말부가 있었기에 사실 결과적으론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는데요. 혹자는 신파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에 대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묻어있는 결말은 진정성있는 마무리였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도무지 참아지지가 않더군요. 제 주변 관객들도 모두 훌쩍였는데요.


마지막에 김향기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염라대왕에게 울부짖는 대사처럼 저도 처음엔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라고 외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엔 속으로 함께 울고 있는 염라대왕의 내면을 짐작할 수 있는 설정은 영화를 떠나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귀인이라고 칭해지는 자의 삶도, 그토록 처절한 고통과 죄책감이 가득했던 삶이라는 걸 알아주는 신이 존재해준다면 정말 안심이 될 거 같기 때문인데요. 영화 초반과 중반 내내, 인간들을 지옥에 쳐넣기 위해 죄과여부를 손쉽게 판단내리는 무서운 신들을 보며, 불편했던 감정들이 마지막에서야 그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웹툰 원작을 중반정도까지 보고, 후반부는 보지 않은 덕에 원작에 영화의 내용이 나오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 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재밌었던 건 맞는 거 같구요. 웹툰의 시즌 초반 내용이었던 스토리는 다음 시리즈에서 만들어질 거 같더군요. 헐리우드에서의 시리즈물이 한국에서도 차츰 생겨나는 것 같아 좋긴 한데요. 방대한 세계관을 무리없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다음 <신과함께>도 기대해보려 합니다.


우리와 함께 울어주는 차사들과 함께였던 시간 <신과 함께>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3.5별사탕이구요.

사실 평론가들 사이에서 평점이 낮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는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조금의 산만함과 불충분한 설명들을 견디다 보면 분명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펑펑 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해보는데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화평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하시고 관람여부 결정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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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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