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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사탕 리뷰

[영화 후기/리뷰] 커뮤터. 자가복제와 짜깁기로 얼룩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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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우주써니입니다.

리암니슨 주연의 <커뮤터>를 보고 왔는데요.

제목이 The Commuter인데다가 포스터에 열차 테러 액션이라고 홍보 되어 있어서, 네고시에이터가 나오는 테러 영화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열차를 배경으로 한 <폰부스>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커뮤터 포스터


<폰부스>는 2002년에 개봉한 영화로, 공중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우연히 받게 된 주인공이 폰부스를 벗어나면 저격하겠다는 범인 때문에 그 안에 갖혀 범인의 갖은 요구를 들어주는 내용인데요. 영화의 배경이 시작부터 끝까지 폰부스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답답하고 진행이 단조로울 거 같지만 오히려 끝내주는 스릴감과 다양한 변주가 넘쳤던, 웰메이드 저예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커뮤터>의 첫 인상은 전화부스라는 장소를 움직이는 통근열차로 바꾼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요.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액션의 느낌들이 논스탑과 스피드, 언스토퍼블 등등의 영화에서 본듯한 장면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다 어떠한 특별한 정서도 얹혀져 있지 않다 보니, 이 영화 저 영화 짜깁기 됐을 뿐, 이 영화만의 특별한 색채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양산형 오락물을 보러 가는 만큼, 적당한 통쾌함과 스릴감을 기대했는데 그것조차 채워주지 못한 영화였습니다. 뭐 간혹가다 특이한 장면들이 몇 개 있긴 했지만, 단편적인 장면이었던데다가, 대부분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라 매우 식상했는데요. 영화의 예고편 또한 잘못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예고편을 보면 화려한 열차 액션이 나올거라 기대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후반부에 짧게 나올 뿐이고 초반은 미스테리한 인물을 찾는 심리극같은 느낌이라 조금 지루한데요. 

만약 <언스토퍼블>을 보지 않으신 분은 후반부의 열차 전복 액션이 매우 신선하고 재밌을 수 있겠지만, 이미 그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신 분들이라면 크게 재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실수는 플롯팅을 하며 제대로 된 감정라인을 잡지 못한 것에 있는데요. 아까 예를 든 <폰부스>에서는 까딱하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극대화시키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들고, 끝까지 긴장감을 고조시켜 나갔습니다. 하지만 <커뮤터> 같은 경우는 가족이 인질로 잡혀 있는 주인공의 상황은 있지만, 그로 인한 절박함이나 고통스런 딜레마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초반 인물세팅과 이야기 세팅이 어긋나면서 발생한 걸로 보이는데요.


감독은 영화의 초반에 리암니슨이 돈이 필요한 전직 경찰로 공들여 세팅했으면서도 결과적으로 그것이 하나도 필요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즉, 리암니슨이 돈이냐, 정의냐라는 딜레마에 빠져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아니라, 가족이냐, 정의냐라는 딜레마를 재설정 받은 채, 이야기가 진행되고 절정에 다다랐다는 건데요. 

그 때문에 리암니슨이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하다 한순간에 해고 당하는 초반 시퀀스가 1도 필요 없어졌습니다. 그냥 범인의 요구에 혹하게 되는 하나의 수단이었을 뿐 2막이 시작되자마자 그 설정은 필요가 없어지는데요. 겨우 마지막에야 적선하듯 그 설정을 겨우 챙겨 결말을 냈지만, 그걸로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절정을 위해선 다른 초반 인물 설정을 했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 감싸주는 장면이 절정이라면 그에 맞는 이기적인 사람들, 이기적인 세상에 대한 주인공의 가치관과 태도가 세팅되는 게 맞았습니다. 예를 들면 매우 이기적이고 돈을 밝히는 속물인데다, 자기 가족 밖에 모르는 남자가 '가족이냐, 아니면 기차에 탄 사람들이냐'를 선택하게 한다던지 말입니다. 그래야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들로 3막에서 변화를 겪을텐데, 우리의 리암니슨은 막판에 직업을 새로 얻는 것 외엔 하나도 변하지가 않습니다. 인물 설정과 이야기 설정, 절정부까지 완벽하게 따로 노는, 작가가 보기엔 매우 희안한 대본이었는데요.


짜깁기를 하더라도 그 안에 제대로 된 설정과 제대로 된 정서만 잡았더라면 얼마든지 전형적인 오락물로서의 재미까지는 챙길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연가시>처럼요. 연가시는 독특한 기생충이란 설정 외엔 대부분이 어디서 본듯한 내용으로 짜깁기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을 지키려는 부성애'로 모든 내용을 한 큐에 꾀며 웰메이드 상업영화로서의 미덕은 갖추었는데요.


<커뮤터>처럼 갈등과 장애물로만 장면을 채워넣으면 재밌을 거란 안일한 생각으로, 화려하기만 하고 색다르지 않은 액션으로 범벅이 된 영화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자가 복제에 짜깁기를 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속물적 근성이 매우 노골적으로 드러난 영화라 더욱 잔소리 같은 내용을 쓰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볼 바엔 차라리 <폰부스>나 <언스토퍼블>, <테이큰>을 한 번 더 보시는 게 스트레스를 푸는데 더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특히 <언스토퍼블>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굉장히 스릴감 넘치고 재미있는 영화이니 액션 장르를 좋아하시면 한번씩들 챙겨보시길 추천드리구요.


자가복제와 짜깁기로 얼룩진 영화 <커뮤터>! 제 별사탕 점수는요. 

5별사탕 만점에 2별사탕이구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화평이니 다른 리뷰도 참고하시고 관람여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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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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